[취미 탐방] 직장인 번아웃 타파를 위한 몰입, '음악감상소' 방문기
[취미 탐방] 직장인 번아웃 타파를 위한 몰입, '음악감상소' 방문기
  • 권기선
  • 승인 2024.06.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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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을 하며, 일하며, 운동을 하며 음악을 듣는다.

일상에서 매일 음악을 듣지만, 정작 음악을 듣기 위해 음악을 트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바쁘디바쁜 현대사회에서 음악은 노동요(일할 때 힘을 돋우기 위해 틀어두는 음악)나 BGM(Back Ground Music) 등의 형태로 소비되며 다른 활동을 뒷받침할 뿐이다.

음악을 음악 그 자체로 감상해 본 게 언제던가. 떠올려보니 아득했다. 학생 때 시험 기간 앉아 독서실에서 엎드려 이어폰으로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던 그때가 문득 그리워졌다.

우리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생산해야 하는 피로사회에 살고 있다. 성과가 나지 않거나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건 모두 쓸데없는 일이고 낭비로 폄하되는 피로 사회 말이다. 음악을 들으면서도 음악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는 건, 그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아니었을까?

오랜만에 오롯이 무엇을 해야 한다는 압박 없이 서울과 먼 파주에서 음악을 감상하고 싶었다.

 

ⓒ데일리팝

필자가 방문한 곳은 1970년대 라디오 DJ로 활동했던 아나운서가 운영하는 음악 감상실이다. 1997년 문을 열은 이곳은 27년간 운영됐다. 멀리서 보아도 회색빛의 정갈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대기 공간 ⓒ데일리팝

의자에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날이 더웠는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팀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필자는 20분 정도 대기한 다음 입장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음악감상공간 1층, 계단, 전시공간 2층
ⓒ데일리팝

이곳은 건축가 조병수가 설계한 공간으로 세련되고 투박한 회빛의 벽에 아늑하고 따뜻한 나무 소재가 주를 이루는 공간이다. 이에 블랙 의자로 무게감을 더했다.

1층은 음악공간, 2,3층은 전시공간으로 이뤄졌다.

1층 스피커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대부분의 관객은 정숙하여 음악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입구에는 백수린 작가 등의 책이 놓여 있어 읽고 싶은 관객은 청음을 하며 책을 읽을 수도 있다. 필자는 음악에 집중하고자 책을 고르지 않았다.

음료주문서와 음료 ⓒ데일리팝

1층에서 입장료와 함께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성인 기준 1인당 15,000원, 어린이 기준 1인당 12,000원 입장료에 음료가 포함된다. 영화관 가격과 비슷하다.

 

운영자가 음악 제목을 적고 있다 ⓒ데일리팝

필자가 간 날은 운영자가 직접 음악을 선택해 틀어주었다.

층고가 높아 음악이 웅장하게 울려펴졌다. 제목도 함께 적어주기어 새로운 음악을 알아갈 수 있었다.

2층에는 화장실과 전시공간이 펼쳐진다. 똑같이 음악이 들려오고 위에서도 1층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음악과 전시 등으로 눈과 귀가 함께 즐거울 수 있는 공간이다. 조병수 건축가가 설계한 해당 건물은 창을 많이 내 하늘 등 주변 경관을 실내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비가 오는 날 왔어도 운치 있을 것 같았다.

한편 필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대중교통 이용 시 택시 탑승은 필수다. 파주 버스는 배차 간격이 서울과 달리 30분이 기본이다. 관악구에서 출발해 시간은 편도 2시간이 걸렸다. 자차가 있다면 자차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당 음악감상소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한다. 주말과 공휴일도 운영한다. 매주 목요일은 정기 휴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