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고물가에 채소 직접 키워먹는 홈파밍족 증가
직접 작물을 길러 자급자족하는 ‘홈파밍’족이 늘고 있다. 연이은 고물가 속, 특히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이 크게 올라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대비 6.1%, 전년동월대비 20.0% 각각 상승했으며, 전년동월대비 신선채소는 12.3%, 신선과일은 41.2% 상승했다.
반면, 씨앗은 한 봉에 1000~2000원 수준으로 과일과 채소를 사는 것보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며, 한 번 심으면 여러 차례 수확이 가능해 인기를 끈다.
이에 채소 등을 직접 키워 수확하려는 소비자 수요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3월, 채소 키우기 세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0% 늘어났다. 같은 기간 허브식물 씨앗은 38%, 채소 씨앗은 24%, 과일 씨앗은 22% 늘어났다.
면목동 빌라에 거주하는 O씨는 3년째 매해 여름이 오면 뒤뜰에 모종을 직접 사 심어 깻잎을 키워 먹고 있다. 그녀는 홈파밍에 대해 “농약을 안 치고 자연으로 길러 먹으니 안심되기도 하고, 만약 사 먹는다면 몇 배로 비쌀 텐데 저렴하게 언제든 먹을 수 있어 좋다.”며 “키우는 법만 익히면 사실 어려운 게 없고 성취감도 있어 즐거움도 있다”고 말했다.
다이소, ‘원예 대전’ 홈파밍 트렌드 반영
뜨는 홈파밍에 각 업체부터 지자체 등은 홈파밍을 돕는 제품을 출시하거나 지원한다.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지난 4월 기획전으로 ‘원예 대전’을 진행했다. 홈가드닝, 홈파밍 트렌드를 반영해 취향에 맞는 식물을 기르고 분갈이까지 할 수 있도록 제품들을 구성했다.
다이소는 취미 삼아 홈가드닝을 하는 소비자를 위해 다육식물, 원형볼 등의 생화를 준비했다.
또한, 홈파밍을 통해 직접 식물을 기르는 소비자를 위해 강낭콩, 오이, 봉선화 중의 씨앗과 화분, 화분받침, 배양토까지 올인원으로 구성된 '식물재배 키트'를 마련했다. ‘새싹기르기 키트’를 통해서는 무순, 적무, 청경채 중 1종류와 용기 등이 들어 있었고, 루꼴라, 무순, 케일 등 다양한 씨앗 상품까지 선보였다.
지자체, 직접 텃밭 키트 분양
강남구는 지난 3월, 친환경 상자텃밭 세트 990개를 주민에게 세트당 8600원에 선착순 분양했다.
강남구는 텃밭상자, 상토, 모종, 종자, 사용 설명서 등으로 ‘상자텃밭 세트’를 구성했다. 세트 유형은 2가지로 나뉘었으며, 한곳에서는 상추, 치커리 모종 각 4종과 모둠쌈채 종자가 다른 한곳에서는 적상추, 청상추 모종 각 4종과, 갓 종자가 담겼다.
두 세트 모두 배양토 및 원예상토, 활용가이드 등이 포함되어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 등 자투리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강남구 외에도 많은 지자체에서 상자텃밭 세트를 분양하고 있다.
LG가전, 21년 출시 식물재배기 틔운 … 홈파밍과 연관되어 활용되기도 해
LG가전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1년, 집콕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채소부터 꽃, 허브 등의 식물을 알아서 키워주는 식물재배기, ‘LG틔운’을 출시했다.
당시 야외 활동에 제한이 생기자, 집에서 식물을 키우며 힐링을 하는 ‘홈 가드닝’ 문화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LG틔운’은 LG가 기존 보유했던 기술을 통해 복잡한 식물 재배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한 제품으로, 냉장고 ‘자동 온도조절 시스템’, 정수기의 ‘순환 급수 시스템’, 에어컨의 ‘공조기술’, 공기청정기의 ‘통풍 환기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