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뜨거운 감자가 된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에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원성이 높다.
특히 피해 소비자들은 티몬과 위메프 사옥으로 향해 오프라인으로 환불 처리를 촉구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면서 정부에서도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29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위메프·티몬 사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소비자 피해와 관련해 여행사·카드사·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와의 협조를 통해 신속한 환불 처리를 지원하도록 한다.
소비자들은 각 기업의 대응 방식에 따라 책임/무책임 기업을 나누며 리스트를 만들기 이르렀다. 피해 구제에 나서지 않는 기업들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며, 향후 믿을 수 없는 기업이라 인식도 조성되고 있다.
PG사들 일단 취소 받아주는 상황
후폭풍 우려도
간편결제 3사(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는 티몬·위메프 결제 건에 대한 취소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네이버페이는 결제 취소, 환불을 원하는 이용자가 티몬, 위메프의 결제·구매 내역 페이지 스크린샷(캡쳐 화면)을 첨부하면 48시간 이내 환불 처리가 가능하다.
이미 카드사를 통해 결제취소와 환불을 신청한 경우에도 네이버페이에 별도로 결제취소와 환불 신청을 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및 머니로 결제된 건은 즉시 환불되고 카드는 3~5일(전월 결제시에는 카드 대금에서 차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토스페이도 토스앱이나 카카오톡, 고객센터를 통해 취소 신청을 할 수 있다. 자체 확인 이후 환불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취소 접수 채널을 오픈해 접수를 받고 있으며, 주문내역/배송상태 등을 확인해 결제 취소를 신청하면 접수 내역을 확인 후 최대한 빠르게 환불을 안내할 계획이다.
NHN페이코는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전용 이의제기 채널'을 운영한다. 페이코 홈페이지·앱 내 공지사항에 안내되는 전용 링크로 신청할 수 있다.
한편 PG사들이 티몬, 위메프로부터 대금 정산을 받을 수 있는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지급을 결정하면서 손실을 떠안을 경우 PG사 마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 구제 나선 여행사
늦장 대응하는 기업들에 비판도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업계로 꼽히는 여행업계에서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피해자 구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티몬·위메프에서 지난 6월 출발 상품에 대한 대금부터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또 예약을 취소하게 되면 항공사, 호텔 등에 위약금을 지불하기도 해야 한다.
가장 먼저 엔타비글로벌/엔데이트립이 티몬 사태와 관련없이 여행 일정에 차질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놀자는 숙소 및 레저 상품을 예약 및 결제해 사용이 어려워진 8만 여 고객을 대상으로 예약 금액만큼 전액 야놀자 포인트로 보상한다. 50억 원 규모 정도다.
제휴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미정산 대금에 대해서도 사용 처리된 상품에 대해서는 야놀자 플랫폼에서 전액 부담해 정상적으로 정산하기로 했다.
야놀자 계열사인 인터파크트리플은 7~8월 출발하는 인터파크 투어 패키지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재결제를 하지 않아도 원래대로 출발을 보장하기로 했다.
교원그룹은 교원투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취소 후 재결제하고 티몬·위메프에서 환불받지 못하면 교원그룹 포인트로 보상하기로 했다. 교원그룹 포인트는 전 계열사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환불 입장을 밝힌 여행사와 입장을 밝히지 않는 여행사의 리스트가 구성되며 소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찔끔찔끔 환불하는 티메프
구영배 대표, 진짜 사재 내놓을까
티몬은 28일 오전 기준으로 600건의 주문을 취소하고 환불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이틀간 도서문화상품권 선주문건 2만4천600건을 취소 처리했다.
위메프도 현장과 온라인 접수 양방향으로 같은 날 오전까지 3천500건의 환불 절차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티몬, 위메프의 모기업 큐텐 구영배 대표는 29일 "큐텐과 저는 금번 사태에 대한 경영상 책임을 통감하며 그룹 차원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서 티몬과 위메프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제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금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 긴급자금 5600억 투입
검찰, 티몬·위메프 수사 법리검토 착수
정부가 위메프·티몬의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를 2134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추산 금액이 지난 5월까지 미정산 금액으로 알려지면서 6월, 7월 분까지 합쳐지면 판매대금이 1조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판매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 2천억원, 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 협약프로그램으로 최소 3천억원의 유동성을 각각 지원하기로 했다.
여행사 이차보전(이자차액 보상)에도 600억원(대출규모) 한도로 지원한다.
이와 함께 피해기업의 대출·보증 만기를 최대 1년 연장하고,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 납부기한을 최대 9개월 연장하는 세정지원도 진행한다.
아울러 여행과 숙박, 항공권 분야 피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1일부터 9일까지 소비자원을 통해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받는다.
검찰에서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이준동)는 큐텐코리아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환불 지연 사태와 관련해 적용할 수 있는 혐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 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도 구영배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고소·고발해 법적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