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영감, 그놈의 영감”…SNS상 ‘영감계정’ 열풍 지속 이유는?
[트렌드줌인] “영감, 그놈의 영감”…SNS상 ‘영감계정’ 열풍 지속 이유는?
  • 권기선
  • 승인 2024.07.31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NS·블로그·커뮤니티 상의 '영감' 언급량 늘어 ... 21년 3만 건 → 23년 5만 건
몇 년간 '영감'이 뜨는 이유는?

썸트렌드에 따르면, SNS·블로그·커뮤니티 상의 '영감' 언급량은 2021년 10월 3만 건에서 2023년 10월 5만 건으로 상승했다.

SNS에서 직장인, 대학생 등 너나 할 것 없이 관심 및 직무 관련 분야의 영감을 기록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15만명을 보유한 영감계정, 영감노트
(사진=인스타그램 영감노트 계정 캡쳐)

 

약 15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영감노트’는 유명한 영감계정 중 하나다.

실무에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해야 하는 계정의 주인 마케터 이승희씨는 일상 속 사소한 지점을 포착해 자신의 생각 등을 간단하게 해당 계정에 아카이빙한다.

인스타그램 속 그녀만의 시각이 담긴 꾸준한 영감 기록에 유저들은 “나도 자극받아 영감 기록 계정을 팠다”, “좋은 글 고맙다” 등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댓글로 표현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18만명을 보유한 영감계정, 생각노트
(사진=생각노트 블로그 캡쳐)

 

과거 브랜드 마케터를 거쳐 현재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는 한 현직자가 운영하는 ‘생각노트’ 계정도 인스타그램, 블로그, 뉴스레터, 책 등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브랜드와 트렌드에 대한 영감을 다룬다.

인스타그램에서 18만 팔로워를 보유한 ‘생각노트’가 최근 블로그에 발행한 콘텐츠는 “나는 왜 즐겨 찾던 이디야를 잘 안 가게 됐을까?”, “당근마켓이 ‘마켓’을 떼어낸 진짜 이유는 뭘까?” 등으로, 누구나 한 번쯤 궁금증을 가져봤을 법한 현상을 토대로 트렌드와 통찰을 동시에 담는다.

영감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생각노트’는 2018년 책 <도쿄의 디테일>을 시작으로 2023년 <디테일의 발견> 등을 출간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영감을 독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영감'을 검색하니 크고 작은 다양한 영감 계정이 뜬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앱이 있어 기록이 간편하고 사진도 글과 함께 업로드할 수 있다 보니 인스타그램은 어느새 영감 기록하기 좋은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모양이다.

팔로워가 한 자릿수인 개인 기록 계정부터 취업을 위해 관련 분야 영감을 기록하는 꽤 큰 규모의 계정까지, 다양한 크고 작은 영감 계정을 SNS상에서 볼 수 있다.

 

 


대체 영감이 왜 이렇게 뜨는 걸까?


"영감은 지속되는 불황을 타파하는 방법이자, 변화하는 직무능력 중심 채용 패러다임에 대한 대응" 

 

신한카드는 2024 트렌드 키워드 중 '펀플레이션'을 꼽았다
ⓒ신한카드

 

‘영감’ 열풍의 원인 중 하나는 지속되는 불황이다. 신한카드는 올해의 키워드로 즐거운 곳에서 지갑이 열리는 ‘펀플레이션’을 꼽았다.

최근 소비자들은 불황 속에서도 ‘영감’을 주는 경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정체된 경제와 지속된 고물가로 돈을 쓰기가 두려운 와중, 소비자에게 ‘영감’은 창조성을 고취해 막막한 현실을 타파할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영감’ 열풍의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직무능력 중심 채용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다.

 

최근 대학교, 대학원 등 ‘학벌’이나 토익, 토플, 자격증 등 한 줄로 간략하게 설명되는 ‘스펙’ 등이 예전에 비해 채용 시장에서 중요도가 낮아지는 반면, ‘직무 관련 경험’과 ‘지식’이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채용 시 '직무 관련 일 경험'을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채용 평가 기준으로는 '스펙'보다 '직무능력'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인사담당자(315곳 응답)를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 동향 조사' 결과, 응답자의 35.6%는 신규 채용을 결정하는 요소로 '직무 관련 일 경험'을 꼽았다. 이어 '일반 직무역량'(27.3%), '전공지식'(22.5%) 등이 중요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