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공식 수사...왜?
프랑스,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공식 수사...왜?
  • 권기선
  • 승인 2024.08.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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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두로프 12가지 범죄 연루”
텔레그램 “유럽연합 법률 준수하고 있어” 반박
표현의 자유냐 사회적 안보 차원의 규제냐, 논란 일기도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뉴시스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온라인 성범죄 등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프랑스에서 28일(현지시간) 기소됐다.

 

 

범죄 악용되는 텔레그램, 대체 뭐길래

텔레그램은 두로프 형제가 2013년 창업한 메신저 앱으로, 기존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에서 주로 사용되다 지금은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이용자 수는 10억 명에 달한다.

텔레그램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던 요인 중 하나는 ‘철저한 보안과 비밀 보장’이다. 텔레그램은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비밀 대화'가 가능하다. 비밀 대화 시, 스크린샷으로 화면을 캡처하면 상대방에게 알림을 띄우거나 타이머를 설정하면 이용자 각각의 기기에서도 메시지가 자동으로 삭제해 강화된 보안 기능이 제공된다.

보안이 높은 텔레그램은 IP 추적이 쉽지 않아 범죄에 악용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보안이 보장되는 만큼 성범죄와 마약 밀매, 테러 등의 범죄 사건의 주요 소통 채널로 텔레그램이 이용되고 있기 때문.

 

 

프랑스 “두로프 12가지 범죄 연루” VS 텔레그램 “유럽연합 법률 준수하고 있어”

프랑스 검찰은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된 텔레그램 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불법 활동을 막지 않은 혐의가 텔레그램 CEO인 두로프에게 있다고 판단, 두로프가 12가지 범죄에 연루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검찰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두로프가 미성년자 성 착취물 유포 및 마약 밀매 범죄 공모 혐의, 불법 온라인 거래 방조, 수사 당국과의 의사소통을 거부한 혐의 등으로 예비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프랑스법상 예비기소란 수사판사가 범죄 혐의가 있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리는 준(準) 기소행위에 해당한다.

텔레그램은 “텔레그램은 유럽연합의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소유자들에게 이용자들의 범죄 책임을 묻는 건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CEO인 두로프 역시 매번 SNS 규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테러 위협보단 개인정보,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두로프는 보석금 500만 유로(약 74억 원)를 내는 조건으로 석방을 허가받았다. 다만 프랑스 당국은 두로프에 대해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리고 일주일에 두 번씩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받도록 했다.

 

두로프의 체포에 표현의 자유냐, 사회의 안보를 위한 규제냐를 두고 논란도 일고 있다.

일각에선 온라인 플랫폼, 텔레그램을 통해 각종 범죄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두로프 체포는 플랫폼 기업에 강력한 경고가 될 것 같다는 의견이다. 외신들은 두로프가 최대 20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두로프의 체포에 언론의 자유와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정부 검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