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1인가구는 다인가구 대비 만성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인가구의 잘못된 식습관 특징으로는 아침결식, 영양소 섭취 부족 등이 꼽혔다.
정밀영양협회가 발간한 ‘1인가구 증가와 이에 따른 질병과 영양불균형’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해당 보고서는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와 일산백병원 윤영숙 교수팀이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작성된 성인 7만7565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는 다인가구대비 비만과 만성 질환 발병 위험이 컸다. 연구팀은 정상체중(체질량지수(BMI지수) 18.5 이상 25 미만), 비만(BMI지수 25 이상 30 미만) 그리고 고도비만(BMI지수 30 이상) 유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1인가구에서 비만 및 고도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았던 반면, 정상체중은 가장 적었다. 정상체중은 3세대 이상 가구에서 가장 많았다.
만성질환 비율도 1인가구에서 가장 높았다. 1인가구는 다인가구 대비 ▲고중성지방혈증(15%) ▲고콜레스테롤혈증(24%) ▲고혈압(26%) ▲2형 당뇨병(29%) 등의 발병 위험이 더 컸다.
질병 위험 높은 이유 ‘잘못된 식습관’ 때문?
1인가구 식습관을 분석한 결과 다인가구 대비 아침 결식률이 높고 비만과 질환을 유발하는 지방·포화지방 섭취가 많았다. 반면, 건강에 이로운 식이섬유, 오메가3지방산, 철분, 칼슘 등의 섭취량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침 결식률은 나이가 젊을수록, 1인가구일수록 높았다. 특히 19~29세에서 가장 높은 수치가 나타났는데 해당 연령층에서 1인가구의 아침 결식률은 68.2%로 절반을 훨씬 웃돌았다. 다인가구도 49.8%로 높은 편에 속했다.
다른 연령대에서도 1인가구일수록 아침 결식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아침 결식률이 각종 대사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우리 몸은 저녁시간대로 갈수록 더 많은 열량을 비축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침을 거르면 고열량 간식을 섭취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1인가구는 다인가구보다 지방, 포화지방산, 단일·다가불포화지방산, n-6계 지방산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인한 것이다. 반면 탄수화물, 식이섬유, 칼슘, 인, 나트륨, 마그네슘, 철분, 비타민 A, 베타카로틴, 비타민 B1, 엽산, 비타민 C, n-3계 지방산 등 양질의 영양소는 다인가구보다 적게 섭취하고 있었다.
“식사 지원 정책도 바뀌어야 할 때”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청년층과 1인가구 비율이 높은 서울시민의 아침 결식률은 2012년 21.1%에서 2021년 31.6%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양섭취 부족자 비율은 10.3%에서 13.3%로 증가했으며, 에너지·지방 과잉섭취자 비율도 7.7%에서 7.9%로 소폭 확대됐다.
서울시민의 비만 유병률은 이 기간 29.5%에서 35.3%로 지속 증가했으며, 고혈압 유병률도 23.6%에서 26.1%로 소폭 늘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 역시 11.7%에서 27.1%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건강식생활 환경 조성 및 실천 유도, 식품위생 및 안전관리 등에 관련한 정책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식사·식품 지원 정책도 소득 기준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만성질환자나 1인가구 등 새로운 식생활 약자로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