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전통시장'은 이유가 있다던데? 
잘 되는 '전통시장'은 이유가 있다던데? 
  • 김다솜
  • 승인 2024.09.0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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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지출액 소득공제율 상향에 온누리상품권 혜택 강화까지
부산 망미중앙시장·서울 신흥시장, ‘변신’ 통해 상권 부흥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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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전통시장 살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감한 변화를 통해 ‘잘 되는 시장’으로 탈바꿈한 시장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전통시장에서 쓴 지출액에 대한 소득굥제율을 기존 40%에서 80%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용카드 등의 사용금액이 연간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하는 경우 신용카드 지출액·전통시장 지출액·대중교통 지출액 등의 일정 부분을 근로소득에서 공제해주는데, 전통시장 지출에 한해 하반기 공제율을 2배 이상 올린다는 것이다. 

지난 2일부터는 온누리상품권 특별할인 판매도 시작됐다.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 등의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 혜택을 강화하고자 함이다. 

특별할인 판매 기간 지류 상품권의 할인율은 기존 5%에서 10%로 인상된다. 모바일과 충전식 카드형 상품권은 기존 10%에서 15%로 할인 폭을 확대했다. 지류 상품권은 개인별 구매한도를 50만원 늘려 지류·모바일·카드형 상품권 모두 최대 20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의 전통시장 살리기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2일부터 18일까지 시내 60개 전통시장에서 ‘추석 명절 특별이벤트’를 추진한다. 시장별로 추석 성수품과 농축수산물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온누리상품권과 사은품을 증정하는 행사가 열린다. 

인천시는 이달 30일부터 10월 13일까지 관내 전통시장 15곳에서 ‘전통시장 장보러 가는 날’ 행사를 추진한다. 이 기간 대상 전통시장에 방문하면 농축수산물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시중가보다 20~30%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경기 김포시는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을 방문해 5만원 이상 구매 영수증을 제출한 경우 페이백해주는 행사를 추진한다. 전통시장 및 골목형상점가는 온누리상품권으로, 골목상권에서는 지역화폐 또는 사은품으로 10% 페이백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전통시장에서 농축산물 및 수산물을 6만7000원 이상 구매한 경우 각각 최대 2만원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환급하기로 했다. 농·축산물 환급은 6개 전통시장에서, 수산물 환급은 전통시장 4곳에서 이뤄진다. 제주도는 현재 전통시장 방문 인증샷 릴레이 챌린지와 퇴근길 골목상권 음식 포장하기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 중이다. 

 

잘 되는 전통시장, 왜 잘 되나 봤더니 

각계각층에서 전통시장 살리기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가운데 부산 수영구 망미중앙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소비트렌드를 반영한 선제적인 변화를 통해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망미장터 온라인 홈페이지
망미장터 온라인 홈페이지

망미중앙시장은 지난 2020년 10월 부산에서는 최초로 모바일 장보기 앱 ‘망미장터’를 도입했다. 일반 시장 배달앱과 달리 시장 내 특정 가게를 선택하는 방식이 아닌 장바구니에 원하는 물건을 담아 구매하면 배송이 된다. 

일반 식료품부터 시장 먹거리까지 배달이 가능하며 생활 심부름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2020년 10월부터 지난 6월까지 3년8개월간 망미장터의 누적 판매 상품 수는 6만5400개, 누적 판매 순매출은 3억5400여만원이다. 

망미장터는 당초 수영구·연제구에만 퀵·당일·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지난 2월부터 부산 전역으로 새벽배송 가능 지역을 넓혔다. 퀵배송 및 당일배송도 각각 지역을 넓히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망미중앙시장이 디지털 서비스 도입을 통해 흥행에 성공했다면, 서울 용산구의 신흥시장은 지붕을 교체하는 리모델링 공사 이후 M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신흥시장 전경 ⓒ용산구
신흥시장 전경 ⓒ용산구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신흥시장은 쇠락하는 전통시장 중 하나였다. 시설이 낡고 문 닫은 상가가 많아 우범지대로 전락한 신흥시장 개선을 위해 서울시는 2017년 환경개선사업에 나섰다.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환풍·환기에 유리한 형태로 아케이드를 설치함으로서 낡고 어두웠던 전통시장은 ‘힙스터 거리’로 변모했다. 

오래된 건물, 색바랜 간판, 낡은 계단, 좁은 비탈 등이 뉴트로(New+Retro) 바람을 타고 ‘힙한 것’으로 분류된 것이다. 자연스레 입점 상가들의 매출도 증가했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신흥시장 입점 상가 매출은 2019년 14억7000만원이에서 지난해 38억4000만원으로 2배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