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증가에 '부정결제 사고'도 늘어
올 상반기 간편지급 서비스 일평균 이용액이 9400억원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기프트카드 등 미리 충전한 선불금으로 간편결제나 송금 등을 하는 선불전자지급 서비스 이용액도 일평균 1조152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93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0% 늘었다. 이용건수는 2971만건으로 같은 기간 13.0% 증가했다. 이용금액과 건수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간편지급서비스는 신용카드 정보를 휴대전화에 미리 저장하고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나 지문인식 등 간편한 방법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제공업자 중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전자금융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9.6%로 가장 컸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등 휴대폰 제조사 비중은 25.3%, 금융회사는 25.1% 수준이었다.
전자금융사업자의 선불금 기반 간편지급 서비스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이용자가 계좌이체 등을 통해 OO포인트, OO머니 등을 구매해 필요할 때 현금처럼 이용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올 상반기 선불금 기반 간편지급 이용비중은 33.7%였다. 상반기 기준으로 2022년 31.2%에서 2023년 32.6% 등 선불금 기반 간편지급 이용비중은 매해 커지는 추세다. 선불금 기반의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실적 역시 올 상반기 일평균 8987억원, 708만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6.1%, 20.% 늘어난 것이다.
선불금 기반 간편지급 서비스와 간편지급 서비스를 모두 합한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금액은 전년대비 19.0% 늘어난 1조152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용건수 역시 같은 기간 12.7% 증가한 3239만건이었다.
이용자 증가에 ‘부정결제 사고’도 늘어..
상위 5개 업체 사고액 5년간 11억원
이용 건수 및 금액 증가에 간편지급서비스 부정 사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부정결제 사고 규모 기준 상위 5개 업체의 사고액만 11억원에 달했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개인정보 도용, 해킹 등 사고 건수가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부정결제 피해 소비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조차 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2019년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의 간편지급서비스 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NHN페이코(페이코)의 부정결제 사고 금액이 3억9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헥토파이낸셜(010PAY) 1억9000만원, 쿠콘(체크페이) 1억8000만원, 쿠팡페이(쿠페이) 1억8000만원, 차이코퍼레이션(차이페이) 1억5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사고 건수는 헥토파이낸셜 112건, KG이니시스(케이페이) 103건, 쿠콘 78건, 11번가(11PAY) 52건, 쿠팡페이 46건 순으로 많았다.
전자금융업자 중 사고금액과 건수에서 모두 상위에 오른 헥토파이낸셜은 2020년 서비스 개시 이래 부정결제로 총 57건, 1억1000만원 규모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올해 1~6월 중 발생한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개인정보 도용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간편지급 사고 규모가 커지는 것은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자금융업체는 자체적으로 부정결제 피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선보상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나, 사고 건수가 가장 많은 헥토파이낸셜 등은 이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 의원은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전자금융업자 자체적으로 선보상 제도를 적극 운영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동시에 금융당국도 문제가 있는 전자금융업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이고 강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