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비만약’ 위고비 가격은?…국내 제약사 비만약 주목
‘머스크의 비만약’ 위고비 가격은?…국내 제약사 비만약 주목
  • 김다솜
  • 승인 2024.09.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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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10월 국내 상륙… 투약 중단시 요요현상, 메스꺼움, 설사, 구토, 두통 등 부작용도
ⓒ노보노디스크
ⓒ노보노디스크

기적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내달 한국 상륙을 앞두고 있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와 킴 카다시안이 자신의 체중 감량 비법으로 꼽아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 기반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치료제다. 음식을 먹으면 나오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인 세미글루티드 성분을 체내에 오래 머물도록 해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고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당초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으로 출시됐으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돼 2021년부터 미국에서 비만치료제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68주간 진행한 위고비 임상시험에서는 15~17%의 체중감소효과가 확인되기도 했다. 

위고비는 세계적인 인기로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407% 늘어난 45억달러(약 6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현재까지 위고비를 ‘한정 공급’(Limited availability) 품목으로 지정해 뒀을 정도다. 

 

한국 날아오는 위고비, 어떤 모습일까 

노보노디스크제약(한국 노보 노디스크)은 내달 중순 위고비프리필드펜을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시판 허가를 받은지 1년 반 만이다. 

위고비는 약물이 사전에 충전된 주사제(프리필드펜) 형태로 출시된다. 초기 용량은 주 1회 0.25mg으로 시작해 16주간 주 1회 2.4mg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하는 방식으로 투약한다. 

다만 아직까지 판매 가격은 책정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위고비 한 달 기준 가격은 약 1350달러(약 180만원) 수준이며, 일본에서는 약 290달러(약 37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 비만약 시장은 삭센다가 주도하고 있다. 삭센다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668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비만약 시장은 연간 18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중 3분의 1을 삭센다가 차지하는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위고비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삭센다는 매일 한 번씩 투여해야 하는 반면, 위고비는 주 1회만 맞으면 되기 때문에 편의성과 효과 측면에서 위고비가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변수가 있다면 가격이다. 삭센다는 국내에서 한 달에 30만~50만원 정도로 처방받을 수 있다. 해외보다 고도비만 환자가 적은 국내 특성상 위고비 가격이 높다면 삭센다에서 굳이 갈아탈 유인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작용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위고비 투약을 중단했을 때 요요현상과 메스꺼움, 설사, 구토, 두통 등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남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위고비와 오젬픽 투약을 중단한 일부 환자들이 감량한 체중의 3분의 2가 1년 만에 다시 회복되는 사례가 나온 바 있다. 

한편, 위고비는 10월 15일부터 주문을 접수하고, 10월 하순부터 환자 처방이 이뤄질 예정이다. 공급 가격은 4주 기준 37만원 대로, 판매가는 약 8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비만 진단 시 처방이 이뤄지며, 건강보험은 비적용된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 관련 연구 활발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외 주요 제약사들의 관련 연구개발도 활발히 이뤄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모닝스타·피치북은 2029년까지 비만 신약이 16개 이상 출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1년까지 2000억달러 규모로 확대가 예상된다.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11월 체중 감량시 근육을 증가시키는 새로운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의 타깃 및 비임상 연구 결과를 미국 비만학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일동제약의 자회사 유노비아는 먹는 형태의 비만·당뇨약 후보물질의 후속 임상 1상에 착수했고 유한양행은 장기 지속형 주사제 형태의 비만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