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절약 돕는 '선택약정할인' 못 받은 1230만명, 연 1조3000억 손해
2030 청년층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금액이 1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선택약정할인제도를 통해 절약할 수 있었던 연간 통신비는 1조4000억원에 달해 통신사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국내 통신사업자 무선 통신 요금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20대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건수는 3만9839건, 연체액은 58억2800만원이었다. 이는 전 연령대 통틀어 건수와 액수 모두 가장 많은 수준이다.
30대 역시 연체 건수가 3만9047건, 연체액이 54억3400만원으로 20대에 이어 전 연령층 중 두 번째로 많았다. 20대와 30대를 합산해 보면 연체 건수는 7만8886건, 연체액은 112억6200만원에 이른다.
이밖에 20세 미만은 6923건·8억4600만원, 40대 3만9684건·51억6400만원, 50대 3만6083건·42억4900만원, 60대 2만3171건·25억9100만원, 70세 이상 1만7039건·14억60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통신요금 미납은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2개월 이상 미납시 통신사에서 직권해지가 가능해진다.
이후 신용정보회사로 연체 정보가 넘어가면 신용도 하락 우려가 있다. 아울러 일정 기간 연체시 신용정보원에 등록되며 신용카드 사용정지, 대출 이용제한 등 여러 불이익을 받게 돼 주의가 필요하다.
요금 부담에 연체 쌓여가는데…
'선택약정할인제도' 홍보부족에 절약 못한 금액 1조원 이상
다른 연령층에 비해 20~30대의 연체 건수 및 연체액이 높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학생이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비정규직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인해 아예 취업을 포기하고 쉬는 청년층도 늘어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는 지난달 256만7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20대 쉬었음 인구는 43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4% 늘었다.
이런 가운데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민들이 선택약정할인제도를 통해 절약할 수 있었던 연간 통신비가 1조3837억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나 이동통신3사의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가 있었다면 가계통신비 부담을 덜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방위 소속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선택약정 미가입자’(무약정자)는 1229만7811명으로, 이들이 선택약정할인에 가입을 했을 경우 할인받을 수 있었던 연간 할인액은 1조3837억원에 달한다.
선택약정할인제도는 소비자에게 단말기 가격을 지원하지 않는 대신 통신 기본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제도다. 단말기 개통 당시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았거나 공시지원금을 받았더라도 기간이 24개월이 초과됐을 때 가입할 수 있다.
이동통신요금 약정 기간 종료 후 무약정 기간이 1년 이상인 사람은 8월 기준 673만1130명으로 전체 무약정자 중 54.7%를 차지한다.
단말기 변경 등의 이유로 무약정 상태를 유지하는 가입자도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선택약정을 12개월, 24개월 단위로 가입할 수 있음에도 1년 이상 무약정 상태를 유지했다는 것은 약정기간에 상관없이 할인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할인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게 노 의원실의 설명이다.
노 의원은 8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1년 이상 무약정 상태가 지속된 것은 소비자가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사람들이 673만명으로 할인 받지 못한 금액은 670억원이 넘는다. 이 돈은 이용자들이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