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11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에서 0.25%p 낮춘 연 3.25%로 조정했다. 이는 2021년 8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긴축 기조에서 완화로 전환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대출자들의 연간 이자 부담이 약 3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이 높은 가계대출 구조를 반영한 것으로, 대출자 1인당 평균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5만 3000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득이 높은 차주일수록 이자 부담 경감 폭이 커 고소득자의 경우 약 1조 9000억원, 중소득자는 약 8000억원, 저소득자는 약 3000억원 정도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영업자들 역시 금리 인하의 수혜를 누리게 된다.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대출금리가 0.25%p 인하될 경우 약 1조 7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약 55만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다중채무자와 같은 금리 취약계층의 경우 이자 부담이 더욱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가 긍정적인 영향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증가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하가 이러한 상승세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장기 대출 상품에서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경우,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신규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날 위험이 있다.
한편, 금리 인하는 취약 차주의 연체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가 금융 여건을 완화시킴으로써 취약 차주의 연체율을 올해 10.2%에서 내년 4분기 8.47%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번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속도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이어갈 예정이다. 금리 인하가 가계 및 기업의 대출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로 인한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