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의 '마지막 승부수'…영풍정밀·고려아연 매수가 '동시 상향'
최윤범의 '마지막 승부수'…영풍정밀·고려아연 매수가 '동시 상향'
  • 오정희
  • 승인 2024.10.11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풍정밀 3만5000원·고려아연 89만원 제시…가격 경쟁 우위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이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확보 시도에 맞서 영풍정밀 공개 매수가격을 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최 회장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한다고 공시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 1.85%를 빼앗고, 영풍 측이 지분 1.85%를 손에 넣는 셈이 돼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을 최소 조건 없이 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43.43%)를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이후 영풍정밀 주가가 2만원 이상으로 뛰자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지난달 26일 매수가를 2만5000원으로 올렸다. 

이에 맞서 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를 앞세워 지난 2일부터 영풍정밀 주식 393만7500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25%)를 3만원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지분 21.25%를, 최 회장 측이 지분 35.4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도 이날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가격을 기존 83만원에 89만원으로 7.23% 올린다고 공시했다. 최대 수량도 기존 15.5%에서 17.5%로 늘렸다. 

시장에선 최 회장 측이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공개 매수가격을 더 높이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더 높은 매수가를 제시해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