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총 4891건 지원대상으로 선정…평균 지원금액 69만원
제도 수혜자 10명 중 4명은 평소 소득수준 유지
프리랜서, 일용직 등 특정 기업에 소속되지 않고 경제 활동을 이어나갈 때 가장 큰 고충은 ‘불안정’이다. 특히 경력이 짧아 소득이 낮은 경우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됐을 때 겪어야 하는 경제적 타격은 일반 직장인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이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서울형 입원 생활비 제도’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거나 또는 향후 프리랜서로 일할 계획이 있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알아두는 게 좋다.
아파도 소득 걱정 없이 ‘1일 9만1480원’
서울형 입원 생활비 제도는 질병·부상으로 치료가 필요한 노동약자에게 입원·입원연계 외래진료·공단일반건강검진기간 생활임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여기서 노동약자는 일용근로자, 특고·프리랜서, 1인 소상공인, 아르바이트생, 이동노동자 등을 가리킨다.
지원일수는 입원 13일(입원연계 외래진료 3일 포함), 공단 일반건강검진 1일 등 최대 14일이다. 지원금액은 2023년 기준 1일 8만9250원, 올해 기준 1일 9만1480원으로, 입원·진료·검진 발생연도에 해당하는 기준을 적용하여 지급한다. 연최대 지원금액은 12만720원이다.
입원(입원연계 외래진료) 또는 공단 일반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서울시 거주(입원·진료·검진 발생 30일 전부터)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입원·진료·검진기간 동안) ▲근로활동 또는 개인사업 유지(입원·진료·검진 발생 전월 말일 기준 90일간, 24일 근로 또는 45일 이상 개인사업) ▲신청인과 가구원의 소득합계가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이면서 재산합계가 3억5000만원 이하 등의 자격을 모두 충족하면 지원자격이 주어진다.
2024년 기준 중위소득은 1인가구 기준 월 222만8445원이다. 재산 범위는 토지, 건축물, 주택, 임차보증금 등 일반재산을 합산하되 전월세 임차보증금은 80% 적용된다.
다만 미용, 성형, 출산, 요양 목적으로 입원했거나 요양병원, 조산원에 입원한 경우, 입원·진료·검진을 실시한 월에 국민기초생활보장·서울형기초보장·긴급복지 중 생계급여, 실업급여 등의 급여를 수급한 경우, 외국국적자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4891건에 건당 평균 69만3000원 지급
제도수혜자 10명 중 4명은 ‘평소 소득 유지’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서울형 입원 생활비 지원신청은 총 5889건, 이중 4891건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건당 평균 지원 금액은 69만3000원으로 전년(57만3000원)대비 21% 증대됐다.
수혜자들의 고용형태를 보면 개인사업자가 49.4%로 가장 많았고 일용직 근로자(19.5%), 특수고용직노동자(15.8%)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직업별로는 운전·운송직(19.9%)이 가장 많았고 병가유형은 입원 49.5%, 검진 14.8%, 외래진료 4.9% 등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청 후 지원금 입금까지 대기시간은 평균 32.8일로, 수혜자들이 불편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시는 올해부터 소득재산 확인을 위한 증빙서류를 간소화하고 온라인 시스템 내 입력방식을 편리하게 변경했다. 모바일로도 간편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후 지원금 대기기간을 최대 3일까지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연구원의 ‘서울형 입원 생활비 지원 제도 효과평가와 발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 수혜자 중 36.8%는 평소의 소득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수혜자들은 지급받은 지원금을 의료비와 식비, 주거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를 통해 공단 일반건강검진을 이용한 이들 중 64.4%가 건강문제를 새롭게 알게 됐으며, 미수혜자에 비해 질병 및 건강문제가 완치되거나 호전된 비율도 높았다. 제도 수혜자 중 47.1%는 제도를 통해 노동생산력이 향상됐다고 응답했으며, 치료 후 직무능력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유급휴가 일수(최대 14일)가 불충분하다는 응답도 많았다. 연간 40일 이상의 유급휴가일수 보장을 기대하는 이용자가 다수였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 유급병가 일수를 근로기간에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