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고폰 시장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중고폰 거래 사업체는 물론이고 알뜰폰 업체들도 시장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일찌감치 나서는 분위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기준·절차 등을 규정한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령’ 개정안과 중고폰 거래사실 확인서 발급 방법 등을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도는 이용자 보호 요건 등 인증기준을 충족하는 중고폰 유통사업자를 안심거래 사업자로 인증하는 내용을 담는다.
기존 중고폰 시장에서 판매자는 개인정보 삭제 여부를 알 수 없고, 구매자는 구매하려는 중고폰의 적정 가격을 알 수 없는 불편을 겪었다. 정부는 이같은 불편함이 중고폰 거래 활성화를 막고 있다고 보고 제도 개선에 나섰다.
앞으로 인증 희망 사업자들은 개인정보보호 등 이용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중고폰 품질 및 가격 등에 대한 정보 제공 및 관리체계 구축, 중고폰 성능확인서 발급과 반품·환불 절차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인증기준에 관한 세부사항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정하고 인증기관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맡는다.
중고폰 거래사실 확인 서비스도 시행된다. 전문기관이 판매자와 구매자 간 중고폰 거래 정보와 정상 거래 여부를 확인해 증명서(확인서)를 발급하는 것으로, 중고폰 판매자-구매자 간 신뢰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활성화 전기 마련 기대 상승
관련 업계, 바쁜 움직임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시장 활성화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중고폰 시장규모는 708만대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는 387만대로 추산됐다.
업계 자체 중고폰 규모 추산치는 연간 1000만여대, 2조여원에 이른다. 중고폰 거래 절차가 투명화로 그동안 개인이 보관해 오던 단말기들이 시장에 풀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중고폰 거래 사업자들은 일제히 인증제 획득 준비에 들어갔다. 국내 중고폰 유통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1만1200여곳으로 알려져 있다. SK네트웍스 자회사 ‘민팃’, KT 자회사 KT M&S의 ‘굿바이’,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 ‘셀로’ 등이 대표적인 사업자로 꼽힌다.
민팃과 굿바이는 이미 자체 개인정보 삭제 솔루션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셀로는 해외 업체 블랑코 솔루션을 이용 중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업체들이 이미 준비를 마치고 신청기한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민팃은 이달부터 ‘개인정보 삭제 앱’을 무료 오픈하고, 편의점 이마트24에 중고폰 매입·기부 기기인 ‘민팃ATM’을 설치했다.
중고폰 시장 활성화의 최대 수혜자로 예상되는 알뜰폰 업계도 분주한 모습이다. KB리브모바일은 지난 7월 비대면 휴대폰 진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중고폰도 휴대폰 파손보험에 가입 가능하도록 했다. KT엠모바일은 보험 가입 대상을 신규 가입 고객에서 중고폰 가입 고객까지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