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서비스, OTT 넘어 배달·이커머스·커피 프랜차이즈 등으로 확산
한국인들의 구독료 지출 규모가 연간 50만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구독 번들링 및 결제 전문업체 ‘방고(Bango)’가 발간한 ‘구독 전쟁 2024(Subscription Wars 2024)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1인당 평균 3.4개의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고 이를 위해 매년 363달러(약 48만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 3개국의 구독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서는 평균 3.3개의 서비스를 구독하고 매월 29달러(약 3만9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 3개국 5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방고는 앞서 지난 2월 미국과 유럽 지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동일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미국 소비자는 평균 4.5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매월 77달러(약 10만3000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경우 서비스 이용 건수는 평균 3.2개, 지출금액은 58유로(약 8만5000원) 수준이었다.
한국 소비자는 평균 3.4개 서비스에 매월 30달러(약 4만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특히 구독형 비디오(SVOD, 84%)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음원사이트(49%), 쇼핑플랫폼(46%) 등에 지출하는 비중도 높았다.
주로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의 종류는 3개 국가가 거의 동일했다. 대만은 4.2개 서비스에 35달러(약 4만7000원)을 지출해 조사 대상 국가 중 이용률이 가장 높은 반면, 일본은 2.8개 서비스에 매월 22달러(약 3만원)을 지출하며 가장 낮은 이용률을 기록했다.
구독경제의 급속한 성장으로 소비자의 피로도 역시 쌓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구독서비스 이용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관리 어려움 등을 해소하기 위해 구독 효율성을 높이는 데 관심이 컸다.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 중 64%는 모든 구독과 계정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 소비자의 71%는 “구독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대만(66%), 일본(56%)보다 높은 수치다.
전체 소비자의 62%는 “통합 관리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가계 비용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피곤한데...구독 서비스 더 늘어난다
한편 월 구독 형태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독상품은 OTT를 넘어 이커머스, 배달 플랫폼, 커피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배달의민족은 월 3990원 결제시 알뜰배달 배달비 무료, 한집배달 배달비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멤버십 ‘배민클럽’을 지난달 정식 출시했다. 이로써 쿠팡이츠(쿠팡 와우)와 요기요(요기패스X)까지 배달앱 3사 모두 전용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커머스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네이버의 네이버 플러스, 컬리의 컬리멤버스, G마켓·옥션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등 멤버십 경쟁이 보편화 됐다. 최근에는 신규 고객 유치 및 기존 고객 락인효과 등을 위해 멤버십 혜택 다양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구독형 멤버십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초 스타벅스는 ‘버디패스’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월 9900원으로 구독시 오후 2시 이후 제조 음료 주문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 할인쿠폰을 매일 1장씩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해 10월 2주간 연간 회원제 서비스 ‘오로라 멤버스’의 가입자를 모집했다. 연회비 3만원을 결제할 경우 1년간 상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