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숍인숍 형태로 올리브영 품어
오프라인 가전양판업계가 실적 부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1인가구와 MZ에 방점을 찍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589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6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랜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자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5998억원으로 전년(7230억원)대비 17% 줄었고 연간 영업손실은 229억원이었다.
고물가·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와 부동산·건설 경기 악화 등에 따라 가전 구매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에 더해 백화점·이커머스에 가전수요를 뺏기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두 업체는 최근 1인가구 및 MZ세대에 초점을 맞춘 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하이마트 아닌 하이마트,
숍인숍 전략 짜는 전자랜드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창사 이래 최초로 ‘하이마트’ 이름을 뗀 체험형 가전 매장 ‘더나노스퀘어’를 선보였다. 1인가구 구성비가 높은 동대문 상권의 특징을 고려해 만든 특화매장으로, 개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다양한 가전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이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입구부터 가전들을 빼곡히 채운 기존의 제품 위주 매장의 모습은 버리고 공간과 경험에 집중했다는 게 특징이다. 1057㎡(약 320평) 규모의 더나노스퀘어는 ▲쇼룸 ▲라이브러리▲일렉소사이어티 존 등으로 구성됐다.
1인용 가전이나 취미용 상품을 배치한 라이브러리는 소비자들이 가구와 가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쇼룸에서는 가전 인테리어 방법, 생활 속에서의 활용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 6명과 협업을 통해 키워드에 맞는 공간 구성이 돋보인다.
일렉소사이어티존은 전자제품 액세서리, 비가던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 등을 팝업 스토어로 구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빈티지 디지털카메라 편집숍인 ‘OXO 카메라’와 빈티지 카메라와 서촌의 소품 편집숍인 ‘꽁뜨와 드 미라벨’의 리빙 소품 팝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전국 매장 리뉴얼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안양역사내 복합쇼핑몰에 입점해 키보드 전문 타건샵과 음향기기 체험존 등을 배치했으며 7월 광교신도시에선 한샘디자인파크에 입점해 가전·생활가전 중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자랜드 역시 MZ세대를 겨냥한 변신에 한창이다. 전자랜드는 이달 초 대전 달서구 파워센터 죽전점과 전북 군산 파워센터 수송점을 새로 단장했다고 밝혔다.
두 점포 모두 MZ세대에 주목받는 상품들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죽전점에는 숍인숍(매장 내 매장) 형태로 CJ올리브영을 입점시켰고, 수송점에는 ‘뷰티 특화점’을 구성해 괄사 마사지기, 가정용 제모기, 구강 세정기 등을 판매한다.
전자랜드에 뷰티 매장인 올리브영이 들어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전자제품 하나로만 승부를 봤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양한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고객을 끌어당기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죽전점과 수송점에는 키보드 마니아층을 위한 ‘세모키’도 들어선다. 다크플래쉬, 레이저, 로지텍 등 다양한 브랜드의 키보드를 직접 두드려보며 타건감 및 타건음을 체험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