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AI 멘탈케어 서비스 경쟁 본격화...전략은?
이통 3사, AI 멘탈케어 서비스 경쟁 본격화...전략은?
  • 김다솜
  • 승인 2024.10.11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힘든 마음, AI가 캐치할까...전세계 디지털 멘탈케어 시장 성장세 
LG U+, AI 일기장으로 1년만에 이용자 5만명 모아
SKT·KT, 각각 멘탈케어 서비스 기술 개발 박차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미래 먹거리로 AI에 방점을 찍은 국내 이동통신3사가 각자 멘탈케어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감정을 일기로 작성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답장을 보내주는 ‘답다’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다. 앱 이용자는 110여개의 감정 중 자신에게 맞는 감정을 선택, 2000자의 일기를 작성하면 12시간 내로 AI 친구 ‘마링이’가 보낸 답장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답다는 1년 만에 5만여명의 이용자를 모았다. 그동안 쌓인 일기는 27만여개에 달한다. 글자 수로는 6200만여자에 이르는데 이를 엮으면 500여권의 소설책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일기 트렌드 분석 결과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감정은 ‘기분좋음’(1만2429회)이었고, ‘피곤한’(1만1366회), ‘그저그런’(9922회), ‘별일없는’(9406회), ‘만족스러운’(7940회)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답다는 추후 자신의 감정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AI 감정 분석 리포트’를 작성해 제공하는 기능, 과거까지 연계해 종합적 답장을 제공하는 기능 등을 새롭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음석분석과 표정을 분석해 스트레스와 우울증 징후, 주의·집중력 저하 현상을 탐지하고 맞춤형 치료와 지원 등을 제공하는 AI 멘탈케어 서비스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SKT는 이를 위해 멘탈케어 전문기업 유쾌한프로젝트, 튜링바이오, 이몰로지 등과 함께 서비스 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T가 보유한 멀티모달 AI 기술과 3사의 기술·솔루션 역량을 결합해 정신건강·질환 관련 탐지 분야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특히 SKT는 표정과 음성 기반 솔루션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성 데이터 분석만으로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해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거나 펫로스증후군을 겪는 보호자들에게 관련 케어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이달 초 헬스케어 사업을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역량 기반의 플랫폼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I 정신건강 플랫폼 사업 본격화를 목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초거대 AI 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지원사업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KT는 한양대, 한양대병원,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 한국자살예방협회,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셀렉트스타 등 6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AI 엔지니어뿐 아니라 뇌인지과학, 행동연구, 정신의학 등 각 의료분야 전문가와도 협력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여간 실증기반의 정신건강 서비스 구축·개발·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사업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사들은 왜 디지털 멘탈케어 시장을 주목할까? 

이통3가 일제히 디지털 멘탈케어 시장으로 뛰어드는 것은 이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맥킨지는 최근 전 세계 마인드케어 시장 가치를 1조8000억달러(약 2428조200억원)로 추산하고, 미국에서만 매년 5~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멘탈 케어의 중요성은 나날이 늘고 있다. 국내 정신질환 진료를 받은 사람의 수는 2022년 기준 300만명을 넘어섰으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여전히 치료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 인구 1000명당 정신과 의사 수는 2020년 기준 0.0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18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보건 예산 중 정신건강 분야 비중도 1.9%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치(5%)에 한참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정신질환을 터놓기 힘든 환자들을 중심으로 비대면 플랫폼이 인기를 얻고 있어 관련 시장도 급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마인드 케어 스타트업들은 지난 2022년 55억달러(약 6조742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전년(23억달러) 대비 139%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