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전성시대’ 오프라인 공간에 소비자 몰리는 이유
‘팝업 전성시대’ 오프라인 공간에 소비자 몰리는 이유
  • 김다솜
  • 승인 2024.10.14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금융경영연구소 ‘거래에서 상호작용으로,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의 진화’ 보고서 
ⓒ정관장
ⓒ정관장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의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장소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브랜드와 소비자간 유대감을 쌓는 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거래에서 상호작용으로,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의 진화’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최근 오프라인 공간이 재조명되고 있는 이유로 엔데믹 전환, 잘파세대의 등장, 고객 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의 중요성 대두 등을 꼽았다. 

팬데믹 기간 온라인에서 주로 활동하던 소비자 사이에서 실제적 경험에 대한 욕구가 발생, 엔데믹 전환과 함께 오프라인 공간 경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잘파세대는 디지털 몰입도가 높은 만큼, 디지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경향도 강해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선호한다. 

여기에 소유의 가치와 만족감보다 제품 및 서비스, 브랜드의 총체적 경험,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의미 있는 시간인지 여부 등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가 나타난 것도 한 몫했다. 또 디지털 채널에서 발생한 경험은 간접 경험이 될 수밖에 없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도 오프라인 공간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팝업스토어로 브랜드 이미지 극대화…
디지털 기술 접목한 체험형 공간의 등장 

최근 소매업체들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호감도를 높이는 중요한 창구로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툭 튀어나온다는 의미의 팝업(Pop-up)과 가게(store)의 합성어로, 소비자에게 브랜드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거나 제품 및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짧은 기간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임시 매장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정식 매장 설치 후 남는 공간에 여는 임시 매장으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중소 브랜드가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한 브랜드도 신제품 홍보나 출시 전 소비자 반응 테스트,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의 목적으로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는 추세다. 

기업의 제품을 한곳에 모아 홍보하고 판매하는 대표 매장인 ‘플래그십 스토어’도 늘고 있다. 브랜드의 이미지와 철학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공간으로, 팝업스토어에 비해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소구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젠틀몬스터는 브랜드 가치와 고객 경험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제품 판매공간이라는 느낌을 최대한 숨긴 쇼룸 스토어와 제품 판매없이 브랜딩에만 집중하는 콘셉트 스토어 등 두 가지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최신 기술을 접목해 매장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매장의 AR 및 VR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제품 검색 및 체험, 결제 진행, 고객 취향을 반영한 AI의 맞춤형 제품 추천, 무인점포, 키오스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라(ZARA)는 자사 AR 앱을 다운받아 지정된 AR 공간에서 다양한 콘텐츠 경험이 가능한 체험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앱으로 피팅룸 원격 줄서기, 스페셜 피팅룸에서 인증샷 찍기 등이 대표적 예다. 이같은 서비스를 통해 자라는 온·오프라인 모두 성장세를 기록, 지난해 전년대비 10.22% 성장한 611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D2C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공간을 고객과의 교감을 심화하고 브랜드 경험을 제고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증진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룰루레몬
ⓒ룰루레몬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는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은 체험형 매장을 운영, 고객의 요구를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창구이자 스웨트 라이프(Sweat Life)를 전파하는 커뮤니티 허브로서 활용하고 있다. 

룰루레몬 매장은 제품 판매를 위한 쇼룸 형태보다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방문객들은 근거리 운동 스튜디오나 러닝 코스 등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주변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강사들의 수업과 매장 내 다양한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다. 

에듀케이터로 불리는 매장 직원들은 제품 판매뿐 아니라 고객의 운동 숙련도 수준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고 피팅을 지원하며 매장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보고서는 “입체적이고 풍부한 경험이 가능한 매력적인 오프라인 공간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머물게 하는 힘을 가진다”며 “잘 구성된 공간력과 몰입 경험은 고객에게 브랜드 가치와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업의 핵심 성공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