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지원사업도 ‘역부족’ 지적 제기돼
서울 소형 다세대·연립주택(빌라) 지상층과 지하층 간 주거 비용이 2배 이상 차이 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1~9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60㎡ 이하) 8만6886가구 거래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상층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2억2195만원, 지하층은 1억457만원으로 절반 이상 차이났다.
월세에서도 지상층과 지하층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상층의 평균 월세보증금 8539만원, 월세는 50만9000원이었으나 지하층은 3810만원·40만7000원이었다.
지상층과 지상층의 월세 보증금과 월세 차이는 각각 4729만원, 10만3000원이다. 전월세 모두 보증금 2배 이상 부담해야 지하층에서 지상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의원실은 이같은 가격차로 인해 지하층 거주자는 정부의 보조를 받아도 지상층으로 이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지자체 지원사업도 ‘역부족’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반지하 임대주택 입주민의 지상층 이주를 지원하는 ‘반지하 입주민 주거상향’ 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 사업은 반지하 입주민이 지상층으로 이전할 경우 2년간 기존 지하층과 동일한 임대 조건을 보장하고 이사비를 지원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 사업의 대상인 1810가구 중 실제 이주를 완료한 가구는 909가구(50.2%)에 불과하다. 거주 2년이 지나면 기존보다 높아진 주거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많은 주민들이 이주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LH의 반지하 임대주택 평균 주거 비용은 보증금 236만7000원, 임대료 6만9000원이지만 지상층의 경우 보증금 466만3000원, 임대료 26만6000원이다. 이주 후 보증금 및 임대료가 각각 230만원, 20만원 더 늘어나는 것이다. 서울 반지하 거주 가구 평균 월소득이 219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차이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LH는 지하층 거주자가 지상층 전세계약을 신청하면 1억3000만원을 지원하는 주거사다리 전세임대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최근 2년간 지원대상은 5234명에 불과하다.
비정상거처 이주지원 전세자금대출 사업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사업은 지하층 거주자가 지상층 전세계약시 5000만원을 무이자로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하층과 지상층 간의 전세가격 차이를 볼 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의 반지하 주택 매입 사업 역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침수 위기를 겪는 반지하를 퇴출하겠다며 해당 사업을 실적했으나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반지하주택 매입 실적은 목표치(5250호)의 36%(1916호)에 불과했다.
올해 반지하 주택 매입 목표치는 1589호로 설정돼 있으나 8월 말까지 매입이 완료된 반지하주택은 46%에 해당하는 734호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반지하 주택 매입 관련 예산도 감소했다. 올해 관련 예산은 7398만7400만원으로 지난해(1조7222억원)보다 57%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