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기관 구내식당을 찾는 등 밥값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푸드테크기업 식신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점심값 이용률 통계조사 결과 전국 일반식당 평균 결제금액은 1만37원으로 집계됐다. 식당 결제금액은 올해 1분기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선 이후 2분기(9902원) 소폭 하락했다가 3분기 들어 다시 오른 모습이다.
점심값 1만원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구내식당을 찾는 사용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전체 결제 건수 중 구내식당 이용비중은 30%로 전년동기(22%) 대비 8%p 상승했다.
반면, 카페·패스트푸드 카테고리 이용률은 같은 기간 13%에서 10%로 3%p 감소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점심 메뉴로는 여전히 ‘한식’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전체 결제의 절반 가까운 47%가 한식 카테고리에서 이뤄진 것이다.
“점심값 아끼자”
직장인, 도시락 싸고 공공기관 향하고
직장인들의 점심값 부담은 통계청의 조사 결과로도 나타난다. 통계청의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년 동월대비 외식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평균치(1.6%)보다 1%p나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의 점심값을 아끼기 위한 노력은 다각도로 이어지는 추세다. 직접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는 이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편의점이나 마트의 간편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마트 간편식 매출은 매월 5~10%씩 늘고 있다.
전반적으로 구내식당 이용률이 늘어나는 가운데 직장 내 자체 구내식당이 마련돼 있지 않은 직장인들은 공공기관 구내식당으로 향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불황 속에서도 구내식당업의 전망치는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내놓은 ‘2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외식업종의 체감 경기는 1년 전보다 나빠진 반면, 구내식당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는 aT가 전국 외식업체 3000곳에 대해 3분기(7~9월)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구내식당업의 3분기 전망지수는 평균 98.67로 전년 동기(97.32)보다 1.35포인트 올랐다. 이 전망치는 높을수록 업체가 장사가 잘될 것으로 전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구내식당을 제외한 다른 외식업 업종 중 한식은 올 3분기 81.48로 같은 기간 5.04포인트 떨어졌다. 중식은 84.85에서 82.66으로,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 음식점업은 91.65에서 85.15,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업은 86.94에서 82.77 등으로 각각 떨어졌다.
다만 직장인들의 이같은 밥값 아끼기 노력이 이어지면서 외식업종 종사자들의 어려움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개인사업자 폐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 폐업 건수는 15만2520건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2022년 폐업증가율(6%)과 비교했을 때 폐업 증가 속도가 훨씬 빨라졌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