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배송원, 금감원 과장, 검찰청 검사 등 배역 맡아 범행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60대 여성을 주요 타겟으로 진화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검찰청, 금융감독원 등의 정부 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이고 있으며, 카드 배송원, 카드사 고객센터 상담원, 금융감독원 과장, 검찰청 검사 등 여러 역할을 맡은 범죄조직원들이 피해자를 철저히 속이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전형적인 수법은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처럼 신뢰를 주는 기관을 사칭해 피해자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인 후, 자산 검수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최근 범죄조직은 이러한 방식에 더해 피해자의 휴대폰에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고, 이를 통해 피해자의 통신과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범행은 영화 '트루먼 쇼'에 비유될 만큼 정교하게 이루어진다.
특히 60대 이상의 고령층, 그중에서도 은퇴로 정보력이 약해진 여성들이 주요 피해 대상이 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60대 이상의 고령층 피해가 증가하면서 건당 평균 피해액은 4426만 원에 달했으며, 1억 원 이상의 피해도 763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72% 증가했다.
범죄조직은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선한 역할과 악한 역할을 나누어 피해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범죄자는 자산을 보호해주겠다고 위로하며 신뢰를 주고, 검사를 사칭한 범죄자는 피해자를 협박해 심리적으로 몰아붙인다.
또한 최근에는 사회적·경제적 변화에 따라 새로운 범죄 시나리오도 포착됐다. 범죄조직은 투자 피해자를 대상으로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경찰청장과 중국 경찰의 협력을 빌미로 피해자에게 사기 피해금을 환불해주겠다고 속인다.
이후 가상자산을 이용한 추가 사기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과 예방 영상을 숙지해 피해를 방지하고, 이를 가족과 지인에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