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오더 수수료+카드 수수료, 사실상 이중부담”
무인 주문 앱·기기, 식당 예약 앱 등 식당테크 서비스 도입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관련 시장이 성장할수록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서비스들이 제2의 배달앱으로 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테이블 오더 서비스 업체들이 기기 제공 초기와 달리 수수료 등 각종 요금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종민 무소속 의원은 “외식업체의 7.8%가 테이블오더를 도입하는 등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소상공인들이 테이블오더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를 동시에 내야 해 사실상 이중부담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처음에는 무료인 경우도 있고 수수료를 받기도 하는데 대부분 1년 정도 지나면 수수료를 사후 인상한다. 처음엔 공짜, 나중엔 폭탄인 셈”이라며 “이런 이중부담에 대해 PG사(결제대행업체)가 잘 안내하지 않아 사실상 불완전 판매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실제 패스오더의 경우 서비스 출시 초기 중개수수료 0%로 홍보했으나 2022년부터 부가세 포함 6.5%를 서비스 이용 수수료로 받고 있다. 패스오더를 통해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결제 수수료 2.4%가 추가된다.
원격 줄서기 앱 테이블링은 당초 기기 설치 비용 외 별도의 이용료가 없다고 홍보했으나 최근 월 이용료를 9만9000원으로 올렸다. 식당 이용객이 앉은 자리에서 태블릿으로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하는 서비스 테이블오더의 수수료는 2.5%로, 결제 수수료는 별도다.
식당테크 이용 음식점 더 많아진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무인 주문 기기 사용 비중은 2019년 1.5%에서 2023년 7.8%로 확대됐다. 특히 패스트푸드 업종의 경우 이 비율이 23.6%에 달한다.
패스오더의 회원은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티오더는 지난해 1월 월평균 이용고객이 2000만명 이상에 이른다. 식당 예약앱 캐치테이블은 식당 7000곳과 손님 300만명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식당테크 도입이 확산한 데는 정부의 지원이 한 몫했다. 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 2020년부터 소상공인의 디지털화를 지원하기 위해 무인주민기를 도입하는 경우 구매 비용의 70%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시행 중이다.
올해 예산은 344억원이며, 5년간 누적 보급 대수는 3만9000여대에 이른다. 내년도 예산안에도 325억원이 반영돼 있다.
배달의민족 등 대형 플랫폼사도 테이블오더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무인 주문기 보급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의 고무줄식 수수료 체계가 지속된다면 자영업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체가 계약시 발생 가능한 사용료나 수수료를 공지하지 않고 서비스 이용 중 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했다”며 “민생과 자영업자를 울리는 제2의 배달앱 사태가 발생할까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당초 홍보나 광고 내용과 달리 추후 이용자 부담이 늘어난다면 표시광고법 위반 검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