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과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저녁에 주문하면 아침에 문 앞으로 배송해 주는 새벽배송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작은 2015년 마켓컬리가 틈새 수요를 공략하며 '신선식품 샛별배송' 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문을 열었다. 새벽시장은 급성장하며 2015년 100억 원에 불과하던 시장 규모가 올해는 1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해마다 커지는 새벽배송 시장에 최근 대기업 유통업체들까지 계속해서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2015년 100억 원 대에 불과했던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 3년 사이 40배 이상 커져 지난 2018년에는 4000억 원 대 규모로 성장했으며, 2019년에는 1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e커머스 업계와 오프라인 유통업체까지 하나둘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 또한 심화되고 있다. 더 빠르고 신선하게 식품을 배송하는 서비스가 등장하며, 동시에 유통업체들 또한 잇달아 식품 배송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계들이 주목하는 것은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다.
본래 식품 업종은 배송되는 과정부터 식품을 보관하는 환경까지 식품은 변질될 가능성이 무수히 높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군' 중 하나였다.
특히 새벽배송의 경우에는 포장비와 운반비가 일반 배송보다 많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수익성을 도모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상하기 쉬운 신선식품을 주로 다루다 보니 스티로폼과 아이스팩 등 가격대가 높은 포장재를 투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밤 늦게 진행되는 업무 특성상 인건비 또한 주간보다 1.5배~2배 가량 높아진다.
더불어 직매입부터 냉장·냉동 보관까지 새벽 배송을 위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드는 초기 투자비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다양한 업계들이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며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콜드체인 시스템부터, AI 로봇까지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스타트업 '컬리'가 2015년부터 운영 중인 마켓컬리는 밤 11시 이전에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배송해 주는 '샛별배송'으로 기존에 없던 새벽 배송 시스템을 확립한 주인공이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은 당일 수확한 채소나 과일, 육류와 수산물 등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 받아 영업소 36곳을 통해 이튿날 새벽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획기적인 간편함 덕에 2015년 전체 9만건 정도였던 마켓컬리 샛별배송 주문량은 올해 하루 평균 3만~4만건으로 늘어났다. 회원 수는 올 6월 기준 약 200만 명으로 늘어났으며, 매출은 2018년 기준 2015년 29억 원 대비 무려 55배 가량 증가한 1571억 원을 기록했다.
이렇듯 비약적인 성공을 이루어낸 마켓컬리가 취급하는 총 1만여 개 품목 중 식품 비중은 약 80%다. 이에 마켓컬리는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풀콜드체인은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에 적정 온도를 적용, 상품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는 시스템이다. 계절 별 온도 변화에 따라 포장법과 보관법을 전환하는 배송 정책도 운용 중이다. 현재 운용 중에 있는 ▲장지동(종합) ▲남양주(냉동) ▲죽전(상온)은 물론 내년에는 경기도 김포에 종합물류센터 한 곳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마트를 등에 업은 SSG닷컴도 새벽배송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6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현재 서울·경기 지역 22개 구를 중심으로 하루 5000여 건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총 70만건 규모를 형성할 전망으로, 자정까지 주문하면 오전 6시 이전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SSG닷컴은 '콜드체인’이 가능한 전기차량을 도입하며 친환경 배송을 강화하고 나섰다. SSG닷컴은 글로벌 선도 종합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와 '친환경 냉장 전기차 배송서비스 구축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동안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 상온 배송 차량을 전기차로 운영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냉장 및 냉동 기능을 탑재한 전기 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은 전례에 없었다. 양사는 차량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내 전기 배송차량의 안정성, 주행능력 등 테스트 기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후 연말 김포에 완공 예정인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 003'부터 전기 배송차를 점진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신선식품 유통 주도권을 조금씩 내어줄 위기에 처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새벽 배송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홈플러스는 최근 6개월간 안양·원천점에 FC를 구축하고, 기존 10명 수준이던 '피커(장보기 전문사원)'를 40여 명으로 늘렸다. 시스템 및 물류 관리 직원 10여명도 붙였다. 주문이 몰리는 상품만 모아 피커들이 평균 반경 3m 이내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돕고, 구매 빈도가 낮은 상품들은 필요할 때만 여러 고객의 물량을 한 번에 집어 오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안양점과 원천점의 하루 온라인 배송 건수는 기존 200건의 7배인 1500건, 피커 1인당 고객 주문 처리 건수는 기존 22건에서 30건으로 늘렸다. 배송 반경도 점포 5km 이내에서 15km까지 넓혔다. 각 FC는 앞으로 배송 증가 추세에 맞춰 피커와 배송 트럭을 늘려 하루 배송 건수를 3000건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 지난 2018년 4월부터 서초와 강남·용산·송파 등 일부 지역에 대해 '롯데 프레시'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더불어 롯데슈퍼는 현재 전국에 총 18개 온라인 주문 전용 배송센터 '프레시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의왕 오토프레시센터에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골라 담는 인공지능(AI) 피킹 로봇 19대를 도입하기도 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