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2주간 중국 이외 지역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13배 늘었고 영향 받은 국가의 수도 3배가 됐다"며 "앞으로 며칠 몇주 동안 우리는 코로나19 확진 사례와 사망, 영향 받은 나라의 수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은 가볍게 혹은 부주의하게 쓰는 단어가 아니다"라며 "잘못 사용하면 비이성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거나 전쟁이 끝났다는 정당하지 못한 인정을 야기해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팬데믹이라고 묘사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제기한 위협에 대한 WHO의 평가를 바꾸지 않는다"며 "WHO가 하는 일과 각국이 해야 하는 일을 바꾸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전에 코로나19가 촉발한 팬데믹을 본 적 없고, 동시에 통제될 수 있는 팬데믹을 본 적이 없다"며 "WHO는 첫 사례 보고 이후 전면 대응 태세에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여러 나라가 이 바이러스가 통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집단 감염이나 지역 전염이 벌어진 많은 국가들 앞에 놓인 도전은 그들이(이들 나라들처럼) 같은 것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할 의지가 있느냐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 이탈리아, 한국 등의 적극적인 조치에 감사한다고 했다.
WHO가 팬데믹을 선언하자 우리나라도 대응 전략에 나섰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지역사회 전파 차단과 해외 유입 억제라는 기존 대응 기조는 유지하되, 국내외 상황 변화에 맞춰 대응 전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12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WHO의 평가와 대책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시행해 온 국내의 지역사회 전파 차단, 외국으로부터의 추가유입 억제조치를 병행하는 현행 대응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되 계속해서 국내외에 상황에 맞춰 대응전략을 추가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권 부본부장은 사업장 집중관리지침을 마련하고, 유럽 5개국에서 입국한 내외국인에 대한 특별입국절차 적용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발생 동향을 살펴 특별입국절차를 확대하거나 상황에 따라 완화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WHO의 '팬데믹' 선언은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하며 주가 폭락·환율 급등 등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3.94포인트(3.87%)나 폭락, 2015년 8월 24일(1,829.81) 이후 4년 6개월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선 8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중단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897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12p(5.39%) 내린 563.49에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5원 오른 달러당 1,206.5원에 거래를 마쳤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