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린이의 가장 큰 고민은 '저녁메뉴'
자취 시작 전, 나만의 영화관 만들기 같은 로망 하나씩 있지 않으셨나요?
하지만 막상 자취하다 보면, 여러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실현하지 못하고 바쁘게 살아가곤 합니다.
오늘은 소소하지만 자취 로망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는 자취생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는 강남 논현에서 웹 개발자 일을 하고 있는 28살 남자입니다. 올해 1월 말부터 LH행복주택에서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취를 시작한지는 이제 두 달 조금 넘은 초보 혼족이에요. 행복주택에서 가장 작은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만 소소하게 하고싶은 걸 하나씩 해가면서 저만의 작은 행복한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Q. 자취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개발자라는 직장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파견을 나가 개발을 진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직장이 한군데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서울 안에서 계속 이동하면서 일을 해야 되어서 서울 근처에서 집을 얻어서 일을 다니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서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자취 시작 전, 꿈꿨던 자취 생활이 있으신가요?
저의 관심사는 여행, 사진, 컴퓨터를 대표로 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취를 하게 된다면 캠핑장 느낌으로 꾸미거나 직접 찍은 사진이나 가고 싶은 여행지를 벽에 붙인다던가 하는 소소하지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또 컴퓨터 방을 꾸며서 나만의 pc방 같은 느낌으로 꾸며보는게 꿈이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자취를 시작하게 되면서 필수적인 가구들이 집안에 들어오고 난 후 깨달은 건 제가 꾸미고 싶은 공간을 꾸미기에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단 사실이었어요.
저는 LH행복주택 14형에 살고 있는데요. 14형은 실평수로 4평 조금 넘는 작은 방입니다. 이 방에 침대 하나, 행거 하나 이렇게 들어오면 여유 있는 벽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결국 인테리어를 꾸밀 공간을 확보하려면 필수 가구들과 타협을 보거나 인테리어 하는 공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했어요.
그래도 현재는 벙커 침대를 사용해서 1층 책상에 컴퓨터 책상을 만들어 놓았고, 행거 옆 책장 아래 벽에 네트망을 이용해서 어느정도 저만의 소소한 인테리어를 해두고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Q. 자취방을 꾸미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으신가요?
처음 자취를 하려고 이사 왔을 때 이사를 도와준 친구들과 함께 지금 생활하는 벙커 침대를 조립할 때가 아무래도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이사하는 날 이삿짐센터를 부를 만큼 짐이 많지도 않아서 도와줄 친구들 이랑 이사를 했었는데요. 벙커 침대를 미리 주문해서 이사 가는 날 집 앞에 배송하도록 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더 우람한 침대 프레임이 들어있는 포장 박스가 3개나 와있어서 당황했던 친구들의 얼굴이 아직도 훤하게 기억에 남네요.
조립할 때도 순탄하게 조립되지 않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면서 고생하면서 조립했지만 결국은 친구들과 서로 웃으면서 즐겁게 조립을 마치고 뿌듯해 했던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그 때 조립하면서 친구가 침대 프레임으로 천장을 찍어버려서 아직도 제 천장에는 찍힌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답니다.
Q. 자취 공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제가 제 방에서 마음에 드는 공간이 두 군데 있는데 하나는 침대 밑 컴퓨터 책상이고, 하나는 식탁이 있는 벽입니다.
저는 컴퓨터를 정말 자주하는 편이라서 집에 있는 대부분을 컴퓨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게임을 할 때는 물론이고, 넷플릭스나 유튜브 시청, 카톡의 경우에도 대부분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기 때문에 편하고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나만의 작은 영화관처럼 꾸미는데 많은 노력을 들였습니다. 방 불을 다 끄고 은은한 조명과 함께 저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만큼 행복한 순간이 없더라구요.
두번째는 식탁 벽입니다. 네트망과 조명을 이용해 꾸며놓은 저만의 작은 갤러리 느낌으로 꾸몄습니다.
저는 워낙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자취를 하게 된다면 제가 찍은 사진들을 걸어두는 인테리어를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특히나 이 부분은 조금 더 아기자기하게 꾸밀 수 있어서 제가 필요한 아이템들을 소소하게 모아서 장식하고 나중에 한 번에 모아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Q. 나만의 자취 팁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사실 자취를 시작한지 이제 3달차인 초보 자취생이지만 그래도 저만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팁이라면 자신만의 로망을 생각해 보는 것 입니다. 너무 현실을 사는 데에만 급급하지 말고 조금 여유를 가지는 의미도 될 것 같아요.
자취를 시작하면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되기 때문에 생활비, 집안일 등 신경 써야하는 것들이 많아 하루하루 사는 데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외로워 지기 마련인 것 같아요.
그러나 자취를 시작할 때 각자가 생각하는 자취 로망은 꼭 하나씩은 있다고 생각해요. 인테리어 꾸미기가 될 수도, 자취해서 요리하는 것이 될 수도 있겠죠. 각자가 자신만의 로망을 가지고 그 로망을 조금씩이나마 실현해가는 것이 저만의 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너무 거창하게 한번에 다 바꾸는 것이 아니에요. 작은 다육이 화분을 놓거나, 레시피를 보고 계란말이라도 성공하는 소소한 성취감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취 생활은 혼자 살아가는 입장으로서 정말 외롭고 힘든 싸움이 될 수 있어요. 그러나 이런 소소한 로망을 이루는 것이 자취 생활에 활력소가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자취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오늘 저녁 뭘 먹을지 고민하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저는 집에서 저녁에 요리를 해먹는데 퇴근하면서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게 가장 큰 골칫거리입니다.
요리를 잘하지는 못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요리를 선택하다 보면 저녁 메뉴를 고르지 못하고 결국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고민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요리하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행복한 고민이 되긴 합니다.
Q. 앞으로의 혼라이프 계획을 알려주세요!
저도 많은 혼족분들의 인테리어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정말 멋있게 산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참고도 하면서 저만의 혼라이프를 꾸며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저만의 혼라이프가 남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면 좋겠네요.
지금은 전반적인 인테리어가 거의 마무리되어서 이제는 취미활동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제가 생각했던 자취하면 하고싶었던 로망은 끝나지 않았거든요. 예를 들면 새우 어항을 만들어서 애완용 새우를 키우면서 물멍하기, 베란다에 길게 화분을 두고 파를 심어서 직접 파를 재배해 요리에 사용해보기와 같은 취미활동을 해보고 싶네요.
최종적으로는 제가 생각하는 자취에 대한 로망을 모두 실현해보는 것이 큰 목적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