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직원도 잡고 고객도 잡고
하나은행, 전담조직으로 오프라인 연결까지
신한은행, 아예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만들자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수적인 금융업계도 젊은 층의 마음을 잡기 위해 메타버스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시장 선점의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MZ세대 고객을 넘어 MZ세대 직원들의 취향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메타버스는 5G 상용화와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확산되며 급성장을 이뤘다. 이는 5G 상용화와 함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고,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온라인 추세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가 주목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IT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메타버스로 출근을 하기도 하고 행사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캐릭터를 이용해 진행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 현실에 생각해낸 대안책일 수도 있지만 힙한 트렌드라고 생각해서 잇따라 시도되고 있는 중이다.
우리은행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활용해 '은행장-MZ세대 만남의 시간'이라는 행사를 가진 데 이어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고 메타버스 기반 미래금융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과학정보통신기술부에서 추진하는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네이버랩스, EBS 등 200여 개의 회원사가 참여 중인 민간 ‘K-메타버스 연합군’이다.
우리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미래금융 플랫폼과 오프라인 메타버스 브랜치 개발에 나섰다. 개발이 잘 된다면 현실 영업점에 증강현실(AR) 기반 금융정보 및 서비스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더불어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은 MZ세대 직원들을 메타버스 속에서 만나보는 기회도 가졌다.
내부에서는 ‘인터넷·스마트 뱅킹’에서 ‘메타버스 뱅킹’으로 이어지는 시대적 흐름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리브 샌드박스 아레나(Liiv SANDBOX Arena)'를 오픈하고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는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를 위해 리브 샌드박스의 모든 팀을 응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주 경기장, 메인홀, 대기 공간 등에서 다른 팬들과 아바타로 소통할 수 있고 인증샷도 찍을 수 있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은 신입행원 연수 개강식도 메타버스로 시도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게더타운(Gather Town)을 활용해 연수를 진행했으며 메타버스 공간에 여의도 신관, 천안연수원, 김포IT센터 등 은행의 주요 건물을 구성해 신입행원들이 가상공간에서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입행원이 자신의 아바타로 '선배와 대화존'에서 자신이 근무를 희망하는 부서 선배들과 질의응답을 을 할 수 있고 팀별 소모임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선하다.
KB국민은행은 앞으로 ‘CEO타운홀미팅’과 자율학습 프로그램인 ‘KB스터디그룹’ 등도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아예 메타버스 전담조직 '디지털혁신TFT'를 만들었다.
▲원천기술 보유업체와의 비즈니스 협력, 투자 방향 검토 ▲PB손님을 위한 세미나, 강연 및 상담서비스 ▲MZ세대 손님과 소통을 위한 체험공간(컬처뱅크, 클럽원, 하나드림타운 등) 구축 ▲AR, VR 기술을 활용한 영업지원(마이브랜치, CRM 연계) 등을 추진한다.
현재 SKT '이프렌드'를 활용해 아바타로 자료 공유하기, MZ세대 직원들의 메타버스 연수 등을 진행하며 도입기를 거치고 있다.
앞서 하나은행은 네이버 메타버스인 '제페토'에 인천 청라 소재 그룹 연수원인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실제와 같이 구현해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벗바리 활동’ 수료식을 개최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빠질 수는 없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야구장이나 대학 캠퍼스, 오피스 등 가상 공간을 만들고 MZ세대가 좋아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