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같이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는 모임들을 찾기 힘들어졌다.
이번 관악문화재단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영화로 이야기하는 MZ세대의 자화상’은 이러한 모임 자리가 줄어든 가운데, 영화를 보고 깊이 있는 대화와 MZ 세대의 시선으로 재해석 및 토론을 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 관심이 갔다. 필자는 이를 통해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참여하게 되었다.
총 4회차로 구성된 이번 프로그램은 각자 영화를 보고 논제를 가져와서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고 올 영화는 이미 공지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혼동 없이 찾아서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인사이드 아웃', '레디 플레이 원', '먼 훗날 우리', '월터의 상상은 현실로'를 관람했다.
프로그램 참가 전 영화를 관람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논제에 대해서 생각해 오픈 카카오톡 방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생각나는 논제가 없더라도 참여 도중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논제 발의에 대해서 자유로웠다. 적어도 영화만 본다면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데에 문제가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간식거리를 즐길 수 없었지만, 참여자들이 영화를 빠짐없이 챙겨보고 다양한 논제를 가져와서 여러 시각에서 영화를 본 기분이었다.
특히 '먼 훗날 우리'라는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때, MZ 세대로 묶이는 나이라도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결혼, 연애, 삶의 지향점 등 필자와 다른 방향성의 이야기를 들을 때 경청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내면에 쌓을 수 있었다.
아무리 재미 위주의 상업 영화라고 하더라도 이야기할 소재는 있었고, 또 다른 문화권의 영화라도 통하는 주제가 있다는 것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존중했던 참여자들 덕분에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동이 조금 불편했던 점을 뺀다면 오랜만에 참여하는 영화 토론 프로그램이었기에 내년에 다시 진행된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