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을 위해 홀로 지내는 자취생, 결혼할 의지가 없는 '비혼주의자', 독거노인 등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소비 패턴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혼자 지내는 만큼 큰 집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적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본연의 기능을 다하는 '소형가전'의 상승세가 대표적인 예다.
그 중에서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밥솥'은 가장 중요한 가전제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과거 '4인 가족' 중심의 문화에 따라 6~10인분용이 주도했던 밥솥시장은 1인 가구 증가와 이들의 수요로 인해 3~4인용 이하의 '소형 밥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추세다.
소형 밥솥도 '프리미엄'
'1인 가구' 겨냥 적중..성장세 뚜렷
일반 밥솥보다 압력밥솥의 '밥 맛'이 비싼만큼 더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물의 끓는점은 100도이지만 기압이 올라가면서 더 높은 온도에서 밥이 되기 때문이다.
더 맛있는 것은 알지만 이전에 자취생을 비롯한 1인 가구는 통상 10인분용으로 판매되는 고가의 압력밥솥 대신 '일반 미니 밥솥'으로 밥을 해먹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1인 가구의 증가 영향으로 인해 '소형 가전'이 각광받으며 관련 업계에서는 '싱글족'을 겨냥한 '소형 압력 밥솥'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기준 전체 가구의 15.6%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지난해 506만명에 달해 전체 가구수의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수치가 지속된다면 2035년에는 1인 가구 비율이 34%를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점차 미니 밥솥의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전기압력밥솥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쿠쿠전자는 2009년 3인용 유도가열방식(IH)전기압력밥솥 '쿠쿠미니'를 시작으로, 지난해 1월 '프리미엄'급 IH압력밥솥 '폴스테인리스2.0 에코 미니'를 출시해 1인 가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소형 밥솥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비싼 가격인 39만8000원을 형성하고 있지만, 2기압 초고압 압력 등 고급 기능이 첨가돼 있어 자신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지 않은 '포미족'(For Me)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받고 있다.
실제로 쿠쿠에 따르면 소형 압력밥솥(3인용)은 현재 두 모델 뿐이라, 쿠쿠가 취급하는 전체 압력밥솥 중 10% 미만의 미미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36% 성장하면서 소형 밥솥 제품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쿠쿠전자 한 관계자는 데일리팝과의 통화에서 "소형 압력 밥솥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신제품의 구체적인 구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쿠쿠와 함께 국내 밥솥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리홈쿠첸도 4인용 압력밥솥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싱글족을 겨냥하고 있는 추세다.
쿠첸에 따르면 4·6인용 IH압력밥솥이 전체 밥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8%에서 2014년 27.5%로 3년새 50%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도 이러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2013년 11월말 출시한 IH전기압력밥솥 '클래식 4인용'은 당시 출시 두 달 만에 7000대가 팔렸을 정도다.
소형 오피스텔 등 좁은 공간에서 쓰기 편리하도록 작은 크기로 돼 있지만, 스마트 다이얼·예약취사·재가열 등 필요한 기능을 알차게 갖췄다는 것이 쿠첸 측 설명이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쿠첸은 2014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 컬러 LCD'를 장착한 '트로이 6인용'과 지난해 '명품철정 엣지 6인용' 등을 선보인 후 반응이 좋아 추후 10인용을 출시한 바 있다.
쿠첸 관계자는 "소형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프리미엄 밥솥군에서도 지속적으로 4·6인용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다만 당분간은 현재 라인업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