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구본무 LG회장의 빈소가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생전 그의 유지를 받들어 차분한 분위기 속에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 입구에는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오니 너른 양해를 바란다"는 큼직한 문구가 붙었다.

유족들은 구 회장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기로 하면서 공식적으로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고 있다. 대기업 회장 등이 보낸 조화가 여럿 배달됐지만, 유족은 정중히 돌려보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LG·GS·LS·LIG 등 범LG가가 보낸 조화에 한해서만 받아 빈소 내부에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수차례 뇌수술을 받았고, 통원 치료를 하다가 최근 상태가 악화해 입원했었다. 구 회장은 연명 치료를 거부하며 20일 별세했다.

 

유족들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비공개로 빈소를 마련한 상태다. 장례는 3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등이 지켰다. 올해 93세로 거동이 불편한 부친 구자경 그룹 명예회장은 자택에 머물고 있다.

차분한 분위기 속 비공개 가족장임에도 불구하고, 재계와 법조계, 언론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추모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처음 빈소를 찾은 외부 인사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었다. 이날 오후 4시경 수행원 없이 혼자 장례식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조문 뒤 곧바로 빈소를 떠났다.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이곳을 찾았고,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과 구자원 LIG그룹 회장,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등 범 LG가문 인사들도 조문했다.

정치와 법조, 언론계 인사들 역시 이곳을 찾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등도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구 회장 빈소에 조화를 보낸 데 이어 장하성 정책실장도 이곳을 직접 찾아 조문했다.

장 실장은 "정말 존경받는 훌륭한 재계의 큰 별이 가셨다. 안타깝다"는 문 대통령의 애도사를 전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구 회장에 대해 "생전 점잖은 미소와 따뜻한 배려로 사람냄새 풀풀 풍기던 분"이라며 "국가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너무나 혼란스러운 요즘, 평생 인화와 정도를 실천하신 고인의 삶을 추억해본다"고 말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