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서울시가 오피스텔·상가 등 집합건물의 관리비 거품을 걷어내는 정책으로 세입자들의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마련한다.
서울시와 법무부는 지난 8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하우징랩에서 '집합건물법 개정을 위한 현장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제일평화시장관리단, 주택관리사, 오피스텔 소유자 등 당사자들과 민달팽이유니온, 민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주택관리산업연구원 등 관련단체도 참여했다.
이번 간담회는 집합건물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상공인·청년·학생·저소득층 등 서민들에게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제공하기 위해 법무부와 서울시가 함께 협력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빌라나 연립주택,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건물 등의 집합건물은 전국에 약 56만개동이 존재하고 있다. 그 중 약 22.7%인 12만7000동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
그동안 집합건물에는 회계감사 의무화 조항이 없어 과도한 관리비 부과, 불투명한 관리비 사용 등과 같은 문제로 거주자와 상인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박상기 장관은 "일정한 규모 이상의 집합건물에 대해서는 매년 1회 이상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겠다"면서 "세입자와 소유자의 요구가 있으면 회계감사를 받도록 해 서민의 주거·영업 비용이 절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정 규모 이상 집합건물의 관리인은 관리비 등 금전 사용 내역에 대한 장부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소유자·세입자의 청구가 있으면 공개하도록 해 알권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규모 건물에도 구분점포를 만들 수 있도록 해 소상공인들이 자유로운 형식의 매장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기존에는 백화점 등 바닥면적의 합계가 1000㎡(약 300평) 이상 상가에서만 가능해 소규모 상가는 오픈형 매장 등을 소유할 수 없었다.
이밖에도 지진·화재 등 재난에 대비한 공사나 노후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리모델링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단집회의 의결 정족수를 완화 방안도 추진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맞물려 원룸·주거용 오피스텔·고시텔과 같은 다양한 집합건물이 새로운 주거의 형태로 자리잡고 있지만, 여전히 집합건물은 공공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청년, 신혼부부 등의 주거 불안에 대한 안전망 확보가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와 힘을 합쳐 법령과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시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