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이 성장 정체에 빠진 모습이다. 공격적인 벤처·해외투자 같은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투자는 부진한 실적으로 독이 되어 돌아왔으며, 올해 3분기 실적마저 제자리 걸음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올 3분기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 신장한 95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306억원으로 1.0% 올랐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91억원으로 0.5% 감소했다.
3분기 영업이익 성적만 보면 타 홈쇼핑 대비 나름 선전했다. 하지만 올해 누적실적을 놓고 보면 매출은 79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감소했고 영업실적은 946억원으로 7.5% 감소해 전반적으로 성장 둔화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이유로 비수기로 꼽히는 추석 연휴 동안 매출이 떨어졌고, 송출수수료 부담까지 늘어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GS홈쇼핑의 성장 정체가 이어지는 원인에는 허태수 부회장이 주도한 벤처·해외투자와 자회사의 부진한 성적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허 부회장은 2002년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재직하던 시절, 2003년 해외사업팀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글로벌사업 기반을 구축해왔다. 2009년 인도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 현재 GS홈쇼핑은 인도, 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러시아 등 7개국에 진출해 있다.
하짐나 현재 투자한 기업 중 이익을 내고 있는 곳은 중국법인 뿐으로, 그 외 거의 모든 국가의 법인들이 적자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터키의 경우 진출 4년 만에 지분 전량을 처분하고 철수하기까지 했다.
그나마 흑자를 내고 있는 중국법인 차이나홈쇼핑도 이익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이 걱정이다. GS홈쇼핑은 2012년 차이나홈쇼핑 지분 28.2%를 확보했다. 해당 법인은 2016년 6790억 취급액과 293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2017년엔 취급액 5812억원, 순이익 82억원을, 올해 상반기엔 취급액, 순이익 각각 2676억원, 12억원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매출과 이익 감소를 보이고 있다.
해외 뿐 아니라 국내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익률도 저조하다. 허 부회장은 2011년 이후 유망 기업을 물색하며 타 법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지난해말 현재 관계기업 투자자산은 1512억원, 국내외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3000억원에 이른다.
GS홈쇼핑이 투자한 벤처기업 헬로마켓, 픽스리, 제로엡 등은 물론 유한책임출자자(LP)로 자금을 투자했던 '전남창조경제혁신펀드'와 'KIF-스톤브릿지 IT전문투자조합' 등 11곳은 전분기에 이어 수익률이 적자를 기록했다.
또 자회사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GS홈쇼핑 자회사 GS텔레서비스는 올해 3분기 순손실 1억6629만원, 온라인 쇼핑몰 텐바이텐은 반기 순손실 5억8302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GS홈쇼핑은 이같은 막대한 직,간접 투자가 줄줄이 실패하며 적자 폭을 키워가는 중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과거엔 손실을 내는 회사나 해외법인의 정리를 통해 회사의 위험 요소를 청산하는 방법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전반적인 경기 악화로 손실 기업을 인수할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