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vegan)의 발견] 닭고기 먹는 '채식주의자', 우리가 몰랐던 채식의 모든 것
[비건(vegan)의 발견] 닭고기 먹는 '채식주의자', 우리가 몰랐던 채식의 모든 것
  • 이지원
  • 승인 2019.01.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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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은 단순히 '채소만을' 먹는 사람들로 구분할 수 없다.

돼지를 보며 무엇이 생각나느냐고 물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식탁 위의 고깃덩이 즉, '삼겹살', '목살' 등 고기 부위만을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돼지가 도축돼 우리의 식탁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지난 2017년 6월, 공장식 축산의 잔혹함과 동물권을 다룬 영화 '옥자'가 개봉된 후 국내에도 '비거니즘'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동물 학대 문제에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내 입 안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고기를 넣는다. 그리고 영화 옥자는 이러한 현실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됐다.

잠시 세계적으로 눈을 돌려 보자면 '국제채식인연맹(IVU)'은 전 세계의 채식 인구를 1억 8000여 명 정도로 추산 중에 있다. 이 중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은 약 30%에 달한다.

완전 채식주의자, 그리고 채식의 전부일 줄 알았던 비건이 사실상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과는 너무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고기를 먹지 않고 오직 채식만 하는 '완전 채식주의자'와는 달리 우유를 먹거나 닭고기를 먹는 등 우리는 알지 못했던 채식주의자도 존재한다.

이처럼 단순하게 생각했던 채식의 세세한 발견을 데일리팝이 소개할까 한다.

채식, 대체 왜 하는 걸까?

채식, 왜 하는 거지?

채식의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동물이 단순히 '우리의 친구'라는 생각에서 시작하거나 육류가 우리의 몸과 환경에 좋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보다 강한 동물을 착취하기 위해 잔인한 방식을 선택하게 되며, 말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잔인한 살생 방식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동물은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으로 착취당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와 관련되는 살생 행위를 '윤리적'으로 반대하는 등 채식주의자들은 자신만의 생각으로 채식을 지향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다양한 이유는 채식주의자들 각자의 사상을 만들어냈다.

완전채식주의(Veganism)

'비건'은 모든 종류의 육식을 하지 않는다. 동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우유나 치즈 등도 먹지 않으며, 물론 달걀도 일제히 먹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육류'부터 ▲가금류 ▲갑각류 ▲양서류 ▲피낭류 ▲극피동물 ▲연체동물 ▲곤충 이뿐만 아니라 육수와 젤라틴 등 '육류부산물'이나 꿀 등의 '동물부산물'까지 일체 거부한다.

또한 이들은 음식뿐만 아니라 동물에게서 얻을 수 있는 모든 물건들을 지양한다. 실크, 울, 거위털 등의 소재로 만들어진 옷이나 '동물실험'을 하는 물품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더불어 비윤리적으로 동물들이 다뤄지는 서커스나 동물원 등도 반대하고 있다.

채식은 받아들일 수 있는 육류의 부산물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락토 베지테리언(Lacto Vegetarians)&오보 베지테리언(Ovo Vegetarians)

모든 채식주의자가 완전히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금하는 것은 아니다.

완전 채식주의자와는 달리 '락토 베지테리언'은 우유, 치즈 등 유제품은 받아들이는 이들이다. 이들은 유제품은 허용하지만 닭에게서 나온 달걀은 먹지 않는다. 반대로 '오보 베지테리언'은 유제품은 먹지 않지만 달걀을 섭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모두 허용하는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s)'까지 이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기준을 세우며 비거니즘에 동참하고 있다.

세미 베지테리언(Semi Vegetarians)

하지만 비건으로 살아가기에 우리 삶에는 육류 부산물이 넘쳐나고 있다. 직장인이나 학생의 경우에도 타인의 눈치가 보여 완벽한 채식의 꿈을 꾸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부터 소개할 사상들은 채식을 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인 '세미 베지테리언'에 관한 사상들이다.

먼저 페스코 베지테리언은 붉은 고기를 허용하지 않는 이들을 뜻하는 사상이다.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s)'은 유제품과 달걀뿐만 아니라 어류까지 허용한다. 하지만 이들은 붉은 살을 가진 돼지, 소, 닭 등 가금류와 조류는 섭취하지 않는다.

또한 유제품과 달걀, 어류뿐만 아니라 조류까지 허용하는 이들을 '폴로 베지테리언(Pollo Vegetarians)'이라 칭한다. 이들은 조류를 섭취하는 대신 돼지와 소 등 붉은 살을 가진 고기는 허용하지 않는다.

더불어 평소에는 비건을 하지만 때에 따라 유제품과 어류, 달걀, 고기 등을 모두 허용하며 육식을 하는 채식주의자도 존재한다. 이들은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라 불리며 육식을 하지만 올바르게 도축된 고기류를 섭취하는 것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비단 음식 섭취를 통한 비건의 실천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 혹은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비건을 실천할 수 있다.

옥자의 봉준호 감독 또한 영화에 대해 "비건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공장식 축산의 잔혹함에 대해 되짚어 보자는 의미의 영화"라며 동물을 향한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 다시 한 번 꼬집기도 했다. 이처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비거니즘으로도 충분히 동물권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