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에서는 새로운 생활방식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불필요한 물건은 줄이고,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만으로 살아가는 단순한 생활방식인 '미니멀 라이프'가 새롭게 뜨기 시작한 것이다.
가볍게 사물의 본질만 남기거나 단순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과 '라이프(Life)'의 합성어인 미니멀 라이프는 인생에서 정말 소중하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해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으로 시작됐다.
또한 2018년 대한민국의 소비트렌드로도 선정된 '소확행'은 일상에서의 작지만 진정한 행복을 뜻한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며 작은 것에서도 자신만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신조어 및 생활방식은 단순히 우리나라에서만 유행 중인 트렌드가 아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미니멀리즘과 소확행을 기반으로 한 생활방식이 새로운 시대적 유행으로 부상 중에 있다.
일부 과소비층과는 달리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미니멀리즘을 이념으로 한 생활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이나 소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상품의 품질에 더 치중하는 것이다.
중국의 3대 인터넷 서점에서도 미니멀리즘과 소확행 관련 서적이 인기를 끌었으며, 2018년 11월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는 '30일간의 미니멀리즘 도전'이라는 글이 올라오며 미니멀리즘의 급부상을 알리기도 했다. 이러한 영향력을 뒷받침하듯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 각각 다양한 방식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을 올리곤 한다. 또한 미니멀 라이프로 인해 시간이 온전히 자기 것이 됐다고 여기며 삶이 여유로워졌다는 여론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트렌드의 소비 라이프 스타일이 발생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첫 번째로는 '1인 가구의 증가'를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위엔즈즈쿠(原子智库)'의 보고에 따르면, 중국의 1인가구 수는 총 7500만 명에 이르고, 최근 3년 동안 30~40%의 속도로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1인 가구는 2010년에 들어서면서부터 급격히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 이유는 '현대 중국인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 변화'덕분이다. 주택 구입과 취업, 결혼 등 크지만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을 좇는 것보다는 조금 작을 수 있지만 일상에서 성취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과 행복을 좇는 중국인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유행을 따르기 위한 소비나 과시하기 위한 소유보다는 온전히 내 삶의 방향을 택하고자 하는 중국인이 늘어나며 독신 여성들의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독신여성들이 남자에 의존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것과 동시에 독신여성들의 주택 구매가 급증했으며, 이는 실제 수치로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중국 최대의 부동산 웹사이트 'Ke.com'에 따르면 지난 2018년 Ke.com에서 이루어진진 6만 7724건의 거래 중 구매자의 47.9%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30%를 기록했던 것보다 현저히 높아진 수치였다.
변화무쌍한 중국의 소비시장에 따라 등장한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춰 중국의 소비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구 분야에서는 미니멀 라이프의 공간 활용성이라는 특징을 살린 결합 형태의 다용도 제품들이 생산, 판매되기 시작했다. 서랍과 1인용 소파, 서랍결합형 침대, 다용도침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가전제품 및 생활용품에서는 '샤오미'의 1~2인용 밥솥, '커민'의 미니 냉장고 등 미니멀 라이프가 급부상한 원인인 1인가구를 겨냥한 소형 제품들이 주로 생산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뷰티 홈케어에서는 불필요한 낭비와 소비를 줄인다는 특징에 따라 피부과나 피부관리샵을 따로 가지 않고 집에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모공관리기기 피부수분측정기 두피측정기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와 소확행에 기반한 생활방식은 쓸데없는 낭비를 줄이고 불필요한 소비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이러한 생활방식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마저 불필요하게 느끼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에 중국의 대표적 미니멀리즘 인테리어 설계사 차오화삔(曹华斌)은 "미니멀 라이프는 간소하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으며 미니멀리즘에 기반한 소비행태가 제품의 본질과 내재돼있는 제품 본연의 매력을 강조하기 때문에 사치품의 구매보다 필수품의 구매에 관심을 더 기울인다면 생활이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자료=KOTRA 해외시장뉴스 '미니멀 라이프와 소확행, 중국의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자리잡다'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구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