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강남갑·을에 외교관 전진배치
새누리, 강남갑·을에 외교관 전진배치
  • 신민주 기자
  • 승인 2012.03.1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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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18일 오는 4·11 총선에서 텃밭인 강남갑·을에 심윤조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등 나란히 외교관 출신을 공천했다.

이날로 사실상 지역구 공천을 매듭지은 새누리당이 강남에 외교관 출신을 전진배치한 것은 지난 연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대북 및 국제 정세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간 당내에선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외교안보 전문가를 늘려 대북정책, 탈북자 강제북송 등 민감한 문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한편 이를 통해 보수층 표밭을 다져야 한다는데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됐었다.

심 전 차관보는 이날 통신사와의 통화에서 "우리 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따져볼 때 외교와 내정이 더이상 분리될 수 없다"며 "이런 점을 감안한 정치흐름에서 공천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심 전 차관보는 공천 심사 막판에 갑자기 부상한 것처럼 돼 있지만 실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외교관을 눈겨여 보기 시작한 것은 심 전 차관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이수혁 전 독일대사 역시 강남권 공천 대상자로 꾸준히 오르내리기도 했다.
 
또 'FTA 전도사' 김 본부장을 공천한 것과 관련해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보다 적극적으로 선제대응하겠다는 새누리당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민주통합당은 앞서 당내 경선을 통해 '한미 FTA 저격수'로 통하는 정동영 상임고문을 강남을 후보로 선출해 새누리당 텃밭에서 한미 FTA 문제가 이 지역의 최대 선거이슈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정 고문의 대항마로 김 전 본부장이 줄곧 거론됐고, 그 역시 수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의 한미 FTA 폐기 공세에 맞서 제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에서 부름이 있다면 당연히 몸을 던져야 되지 않겠냐"며 출마 의사를 적극 피력해왔다.
 
다만 김 전 본부장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 비교적 초기에 이름이 나왔으나 낙점이 늦어진 것은 그만큼 당 공천위가 인물난 등을 감안해 고심했다는 얘기도 된다.
 
앞서 이 지역에 공천됐으나 지난 14일 왜곡된 역사관 논란으로 이영조·박상일 후보가 낙마한 뒤 당이 상황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외교관 공천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