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만족을 위해서라면 비싼 가격도 마다하지 않으며 '나를 위한 소비'를 한다. 개성을 중요시하는 탓에 유행에 민감한 것과 동시에 나만의 향이나 패션 스타일을 확보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이처럼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가치 소비'의 연장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을 맡으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듯 향수는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하기에 좋은 매개체이다. 이에 따라 밀레니얼 세대들은 최근 들어 향수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유로모니터가 조사한 국내 향수 시장의 규모를 살펴보면 2011년 3750억 원이었던 향수 시장은 2016년 5000억 원에 돌파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성장률만 따져 봤을 때는 연평균 6.8% 수준이었다.
이러한 소비는 나를 위한 '셀프 기프팅' 트렌드에도 적절히 부합됐다. 2017년 트렌드모니터가 조사한 선물 관련 인식조사를 살펴보면 '자신에게 선물을 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 중 58.5%에 달했으며, 그 중 상위권에 속하는 품목으로는 의류(40.5%), 패션잡화 (30.6%), 화장품/향수(28.5%)가 차지했다.
이렇듯 나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에게 향수 선물을 마다하지 않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개성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니치 향수'라는 또 다른 향수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소수만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라는 뜻의 니치 향수는 일반 향수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천연 향의 희소성과 '나만의 향'을 찾는 소비자들의 증가로 판매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니치 향수에 대한 20~30대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딥티크 팝업스토어는 하루 1000명 이상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달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게시되는 딥티크 관련 게시물은 전달 대비 640% 증가하기도 했다.
극소수만의 취향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나'를 담을 수 있는 향수, 최고의 조향사가 최상의 원료로 만들어 한정된 고객만을 위해 차별화된 천연의 고급스러운 향을 골라 사용할 수 있는 니치 향수 브랜드를 알아봤다.
딥디크
딥티크는 지난 1961년, 프랑스 파리에서 3명의 친구에 의해 탄생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조 말론과 견줄 정도로 대중적인 니치 향수 브랜드이며, 한국에 소개된 초창기의 니치 향수 브랜드 중 하나이다.
영국 화가 출신 데스먼드 녹스 리트, 무대 디자이너 이브 쿠에랑, 건축가인 크리스티앙 고트로가 공동으로 창립된 딥디크는 직접 만든 패브릭과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팔았던 이들은 각자의 추억과 추억에 담긴 향기로 향수를 만든 것이다.
딥디크 향수는 대체적으로 인공적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향수와는 다른 향이 난다. 따라서 대중적인 향수만을 즐겨왔던 이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개성을 나타내기에도 좋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향수에 관심이 많고 대중적인 향수와 차별점을 둔 나만의 향수를 찾고 싶다면 한 번쯤 구매해 봐도 좋다. 물론, 그 구매가 두세 번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바이레도
바이레도는 2006년 스웨덴에서 출시됐다. 낯선 형태와 향, 향수가 가진 스토리를 무기로 뉴욕과 파리 등지의 패션피플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바이레도 향수의 가장 중요한 컨셉트이자 무기는 '독특함'이다. 향수 강국이 아닌 스웨덴에서 출시된 만큼 프랑스·이탈리아의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들이 갖고 있지 않은 점이 바이레도의 큰 장점이다.
특히 바이레도는 60~70여 가지의 원료를 사용하는 타 향수 브랜드들과는 달리 아주 적은 수의 원료만을 사용한다. 적을 경우 4~5개의 원료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바이레도는 향수의 향을 맡았을 때 어떤 향인지 빠르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좋은 재료가 가진 본연의 향을 충분히 표현해 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많은 원료가 들어가야만 고급스러운 향이 날 것이라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단번에 깨트렸다. 바이레도는 적은 수의 원료라도 고급스러운 최상품 천연재료를 사용하며, 다른 원료를 혼합하지 않더라도 그 속에 복잡한 아름다움을 숨길 수 있었다. 단순함 만큼 강렬한 것은 없다, 이것이 바이레도의 철칙이다.
펜할리곤스
1870년, 영국에서 설립된 펜할리곤스 퍼퓸 하우스는 '로열 워런트'라는 특별한 상징을 지니고 있다.
로열 워런트는 영국 왕실이 가치와 감각을 인정한 제품이나 생산자에게 신뢰의 상징으로, 펜할리곤스는 총 3개의 로열 워런트를 보유하고 있다.
펜할리곤스는 영국 왕실 향수로서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누구나 탐낼만한 히스토리와 매력을 갖춘 향수로서, 차별화된 후각적 감성과 모던하면서도 정교한 디자인은 펜할리곤스만의 아이코닉한 가치를 나타낸다.
다양하고 컬러풀한 리본 데코레이션, 세련된 컬러 매칭 센스, 독특한 소재의 펜할리곤스 바틀 디자인은 펜할리곤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펜할리곤스가 보유한 '왕실 조달 허가증(Royal Warrants of Appointment)'은 영국 왕실이 최소 5년 이상 사용해온 제품 또는 생산자에게는 왕실 문장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신뢰의 상징으로, 세계적인 기업들도 쉽게 받을 수 없는 영예로운 증서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펜할리곤스는 늘 주변의 다양한 장소와 순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런 점에서 펜할리곤스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반영한 브랜드로도 평가할 수 있다. 지금 현재에도 펜할리곤스의 창의적 유산과 영국적 위트, 그리고 브랜드 철학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