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제한적 운행, 택시 합승 서비스, 공유 주방 등을 포함한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시켰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규제 통과로 스타업들의 신사업 진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규제의 문턱으로 가상화, 택시 미터기 서비스 임시 허가되거나 승인이 보류됐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규제로 인해 출시할 수 없었던 상품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한 후 문제가 있으면 사후 규제하는 방식이다.
전동 킥보드 자전거 도로 허용
경기도 실증 사업 시작된다
7월 1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6건 중 4건에 대해 실증특례나 임시허가를 의결했다. 공유 전동 킥보드 자전거도로 허용, 휠체어 보조동력 장치 전동모터 제품 허가,라테아트 3차원(3D) 프린터 허가 등이다.
먼저 정부는 공유 전동 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운행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경기도 시흥시, 화성시와 민간기업과 함께 기획해 신청한 규제샌드박스 실증사업을 조건부 승인해 9월부터 추진된다. 현행법상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관련 면허를 획득해야 하고 자동차 도로로만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규정이 지켜지지 않아, 산자부는 시속 25km 미만으로 경기도 동탄역과 시흥 정왕역 일대 5km의 자전거도로 구간에 한정해 이를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도는 실증구간 내 횡단보도 자전거 횡단도 설치, 자전거도로 노면표시 도색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이에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킥고잉'을 운영하는 (주)올룰로는 경기도와 함께 안전한 주행환경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한 후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실증 사업에 나선다.
이번 사업은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운행을 허용해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지역의 교통 불편 해소 가능성을 실증하는 것으로 킥고잉은 시민들의 이동 편의성 제고 및 교통 혼잡과 대기오염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통합 플랫폼인 '고고씽'을 운영하는 매스아시아도 경기도에서 공모한 규제샌드박스 실증사업에 최종 선정 및 통과되어 오는 9월부터 동탄신도시에서 실증사업을 시행한다.
심의위원회는 경찰청이 제시한 최대 시속 제한(25km/h), 운전 면허증을 소유한 참여자, 주차공간 확보 등의 안전 조치 이행을 조건으로 실증 특례를 허용했다.
이에 매스아시아는 이번 실증 특례에 총 400대의 고고씽 킥보드를 도입하여 앱 내 자전거 도로 안내 기능과 주차구역 추천 시스템을 적용하는등 사용자와 보행자가 안전한 고고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더불어 휠체어 보조동력장치 서브키드의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정부는 네오엘에프엔이 장애인의 편리한 이동을 위해 수동식 휠체어 앞부분에 부착 가능한 보조동력장치 제품에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심의위는 서울·경기 거주 장애인 50명을 대상으로 제품의 기능 적합성, 이동 증진 정도를 실증한다.
이밖에 심의위는 라테아트 3차원(3D) 프린터를 임시허가 했다. 라테아트 3D프린터는 식용색소를 활용해 커피 같은 음료의 표면에 소비자가 원하는 컬러 이미지를 출력할 수 있는 기기다.심의위는 커피 표면장식에만 kg당 0.1g 이하로 식용색소를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임시허가를 내줬다.
택시합승·공유주방 서비스 허용
7월 11일 과기정보통신부는 4차 심의위원회를 열어 총 8건 중 4건에 대해서만 임시허가나 실증특례를 지정했다. 택시 동승 중개 서비스, 공유주방 서비스, 태양광 발전 모니터링 서비스, QR코드 기반 O2O 결제 서비스 등이다. 하지만 '모인'의 가상화폐 송금 서비스와 택시 미터기 서비스 등은 안건 승인이 보류됐다.
과기부는 스타트업 코나투스가 신청한 '앱 기반 택시 동승 중개 서비스' 통과시켰다. 이에 37년만에 택시 합승 서비스가 허용됐다.요금은 승객이 절반씩 각각 부담하며 심야시간(밤 10시~새벽 4시)에 택시를 잡기 어려운 지역에 적용하기로 했다.
지역은 우선 서울 강남·서초, 종로·중구, 마포·용산, 영등포·구로, 성동·광진, 동작·관악 지역 등으로 제한해 시행한다.또 사업 개시 전 승객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용자 실명 가입, 100% 신용·체크카드 결제, 탑승 사실 지인 알림 등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같은 동성끼리만 합승이 가능하다.
또 '위쿡'을 시작한 심플프로젝트컴퍼니가 신청한 '공유주방 기반 요식업 비즈니스 플랫폼'이 샌드박스 규제를 통과했다. 과기부는 요식업 창업 및 신메뉴 개발 등을 원하는 개인·기업들을 대상으로 주방 및 관련 시설을 제공하고, 공유주방 내 사업자가 생산한 식품의 판매·유통까지 허용한다.
이로 인해 과기부는 신규 외식업 창업자의 시장 진입 확대, 초기 창업 비용 감소, 창업 성공률 제고 등도 기대했다. 다만 안전한 식품 위생 관리를 위해 별도의 위생관리를 위한 책임자 지정·운영, 제품별 표시사항 기재 및 유통기한 설정, 분기별 자가품질검사 실시 등을 조건으로 부과했다.
이와 관련해 7월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식약처가 주관한 ICT 규제 샌드박스 최종 심의 통과로 공유주방 시범 사업자에 선정된 공유주방 '위쿡(WECOOK)' 김기웅 대표는 이의경 식약처장을 직접 만나 "이번 규제 샌드박스는 공유주방 사업자 이전에 F&B (외식/식품) 사업자들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발전소나 가정집 태양광 설비의 발전량 데이터를 LTE망을 활용해 고객에게 모바일 또는 웹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도 임시허가를 통과했다. 또 심의위는 인스타페이가 전단지·신문 등 광고 매체에 특정 상품의 결제조건을 담은 QR코드 스캔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결제 플랫폼 서비스도 임시허가 했다.
(데일리팝=정단비, 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