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와인이란 고급스러운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마셔야 하는 술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2004년 칠레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소비층이 넓어지며 최근에는 와인을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 좋은 질에도 불구하고 값 싼 칠레 와인으로 인해 다양한 이들이 와인을 즐기기 시작하며 와인시장 또한 빠르게 커졌다.
시장이 커지며 유통채널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2000년, 최초의 와인 전문점 '와인나라' 이후로 백화점 주류 코너에 와인이 들어서드니 2005년부터는 대형마트에서도 와인 매장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1인가구의 증가와 편의점 업계들의 성장으로 인해 와인은 더 쉽게 우리의 곁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편의점에까지 와인이 진출한 것이다.
실제 2018년 편의점 와인 매출 증가율은 2017년 대비 10.9%에 달했으며, 2019년 상반기에는 28%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24의 와인 카테고리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9년 5월~10월 동안의 매출이 2018년 동기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편의점 와인 시대가 열리며 각 업계들은 더욱 가성비 좋은 와인을 선보이기에 혈안이다.
GS25는 1만 2000원짜리 '네이쳐사운드 캘리포니아메를로'를, CU는 48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돈 시몬 셀렉션R' 제품을 선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이마트24는 12월 31일까지 G7와인 3종을 7000원 대에 판매하기에 나섰다.
가성비 좋은 와인 전쟁은 비단 편의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가 지난 8월 초저가 상품으로 내놓은 4900원짜리 '도스코파스'가 인기를 끌자, 롯데마트는 그보다 100원 낮은 4800원의 나투아 스페셜 셀렉션을 출시했다.
편의점업계는 초저가 와인 전쟁에 이어 수십만 원, 수천만 원의 와인시장도 넘보고 있다.
GS25가 지난 4월 판매한 '5대 샤또' 1등급 와인 '샤또마고 2000년 빈티지'는 99만 원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30분 만에 준비된 20병이 완판됐다. 그 뒤를 이어 판매한 '샤토 오브리옹 2014 빈티지'도 99만 원의 높은 가격에도 10분 만에 준비된 20병이 모두 판매됐다.
계속되는 프리미엄 와인의 완판 행렬에 GS25는 지난 12월 17일부터 3800만 원에 달하는 프랑스 부르고뉴산 '로마네 콩티 2013'의 예약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 매장에서 카탈로그를 통해 판매하는 이 와인은 '신의 물방울'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하다.
1년에 6000병만 생산되는 이 와인은 희소성이 뛰어날뿐만 아니라, 와이너리가 심사를 통해 판매처를 정하기 때문에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가격은 3800만 원이며, 확보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