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는 민식이, 하준이, 해인이, 태호, 유찬이라는 이름을 많이 들었다. 이 아이들은 스쿨존에서 과속한 차, 통학차량, 주차장, 비탈진 곳 주차 차량 등 모두 교통사고로 10살도 채 살지 못하고 간 아이들 이름이다.
피해 아동 부모들은 자신들의 아픔은 뒤로 한 채 더 이상 같은 피해 어린이가 없어야 한다며, 자신의 아이 이름을 단 '어린이 안전법'을 힘겹게 국회에 발의했다. 이 가운데 민식이, 하준이 법만이 지난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7일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과속 단속 카메라 서치 의무화, 차량 속도 제한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해당 대책을 발표했다. 스쿨존 내 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고, 이 구역에서 사망‧상해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도록 하는 민식이법(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 등)이 올해 3월부터 시행되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우선 정부는 스쿨존 안전시설을 대폭 확충‧보완하기로 했다. 올해에는 교통사고 우려가 큰 스쿨존에 단속(과속‧신호위반) 카메라 1500대, 신호등 2200개를 먼저 두기로 했다. 나머지 스쿨존은 2022년까지 설치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운전자들이 스쿨존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신호등의 색깔도 노란색이 채택됐다. 도로 폭이 좁아 신호등을 놓기 어려운 곳에는 과속방지턱을 확충한다. 스쿨존 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모든 차량이 일시 정지하도록 했다.
또 학교 담장을 안쪽으로 옮겨 어린이 통학로 조성사업도 추진된다. 주차 차량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면서 불법 노상주차장 281개소는 올해 말까지 전부 사라진다. 더불어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과태료를 일반도로의 3배인 12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스쿨존 차량 제한 속도는 시속 30km 이하로 하향 평준화 된다. 특히 통학로 확보가 어려운 일부 스쿨존의 제한 속도 기준은 시속 20km 이하로 낮춘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선 모든 차량이 의무적으로 일시정지토록 한다.
이 밖에 정부는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의무 대상도 확대한다. 버스를 운행할 경우 안전요건을 갖춰 신고해야 하는 교육시설의 범위를 기존보다 늘린다. 아울러 매년 상‧하반기에는 정부 부처 합동점검도 실시된다.
한편 어린이 안전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관련 업계의 안전법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경기 김포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통학 차량의 교통사고는 어린이들이 모두 안전띠를 매고 있어 큰 참사를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7일 오후 5시 30분쯤 김포시 한 도로에서 어린이집 통학 차량이 1t 트럭과 충돌한 뒤 3∼4m 높이의 다리 밑 농수로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통학 차량 운전자와 어린이집 교사, 어린이 9명 등 모두 11명이 다쳤으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당일 모두 퇴원했다
해당 통학 차량에는 2015년 1월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 '세림이법' 내용대로 안전띠 착용, 안전조치를 하는 보호자(어린이집 인솔교사)도 함께 탑승하고 있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