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1층 '공식 깨진다'...화장품 대신 식품관·리빙관 들어서
백화점 1층 '공식 깨진다'...화장품 대신 식품관·리빙관 들어서
  • 임은주
  • 승인 2020.01.1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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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1층 푸드마켓.(사진=신세계)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1층 푸드마켓.(사진=신세계)

백화점의 얼굴에 해당되는 1층은 '화장품'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쇼핑 트렌드가 바뀌자 백화점들은 점포별로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고객들을 유인하는데 힘쓰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화장품 구매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면세점 등의 증가로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많이 줄었다. 이에 백화점들이 빠르게 소비 트렌드에 맞는 층별 상품 구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백화점 1층에 식품관을 업계 최초로 지난 12일 열었다. 영등포점 리빙관 1층과 지하 1층에 4628㎡(약 1400평) 규모의 식품전문관을 열고 백화점 1층을 푸드마켓으로 구성했다. 푸드마켓은 과일·채소·수산·정육·가공식품은 물론 기존에 없던 베이커리와 카페까지 입점했다.

기존 식품 매장의 패킹 상품 진열이 아닌 알록달록한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쌓는 '벌크 진열'로 미국 홀푸드 마켓 등 해외 유명 시장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신세계는 영등포점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생활과 식품 장르를 함께 구매하는 비율이 높아, 백화점 1층은 명품, 화장품이란 기존 틀에 과감히 변화를 줬다.

앞서 지난해 10월 영등포점은 업계 최초로 아예 별관 건물 전체를 리빙관으로 변신시켰다. 전체 영업면적 4950㎡(약 1500평)를 가구·생활용품·가전 등을 판매하는 리빙관으로 오픈해 약 한달 만에 생활부문 매출이 3배나 뛰는 효과를 봤다.
 
롯데백화점도 수십 년간 유지했던 화장품 매장 대신 해외 명품과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롯데 백화점은 소비 양극화 추세에 맞춰 주요백화점 1층을 '프리미엄' 매장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신관 1, 2층 영국 명품 리빙 편집매장 '더 콘란샵'.(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강남점 신관 1, 2층 영국 명품 리빙 편집매장 '더 콘란샵'.(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강남점 별관 1~2층(총 3305㎡)을 영국의 명품 리빙 편집매장 '더 콘란샵'으로 바꿨다. 콘란샵은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테렌스 콘란 경이 창립한 것으로 가구와 홈데코, 주방용품, 식기 등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매장이다. 롯데백화점은 안산점 신관 1층에도 무인양품을 넣는 등 리빙 분야로 키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체험형 매장'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김포공항점 ‘쥬라기 월드 특별전'은 지난해 7월 오픈한 이후 20만명이 넘는 고객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행사 이후 김포공항점 신규 고객 유입률은 67.7%로 타 점포에 비해 2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흔히 백화점 꼭대기층에 위치한 식당가를 1층으로 내렸다. 천호점은 SPC그룹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그릴리아'와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를 모아놓은 식·음료존 '더라운지'를 1층에 선보였다. 더라운지 영업면적은 300㎡(약 90평)로 1층 전체면적의 8분의 1에 해당한다

백화점 1층에 소규모 카페나 베이커리가 오픈한 적은 있지만 레스토랑과 커피전문점을 한데 모아 본격 식음료 매장이 들어선 것은 천호점이 최초다. 식당은 개방감을 주기 위해 백화점 1층에 '금기'였던 통유리도 설치했다.

백화점들이 기존 매장 구성의 법칙을 깨는 것은 소비자들이 백화점에 대해 갖고 있는 심리적인 장벽을 낮추게 하고, 매장 구성에 변화를 줘 고객들에게 지루함을 깨고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해 고객을 확보하는 데 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