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오프라인 유통업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유통업계는 비효율 점포 정리라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며 생존 전략에 들어갔다. 이에 직원들은 일자리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3일 롯데쇼핑이 전국에 있는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700여 곳 중 30% 수준인 200여 곳을 정리한다고 밝혔다. 롯데는 비효율 점포를 3년 내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실적은 오프라인 할인점과 마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 4279억원(연결기준)으로 전년보다 28.3% 감소했다.
이날 롯데쇼핑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비효율 점포 정리로 정리해고와 같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쇼핑은 2000여 명 수준인 본사 인력 중 최대 20%를 영업 인력으로 전환하는 조직 개편안을 단행했다.
17일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는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안 중단을 요구했다. 롯데마트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직영직원들만이 아닌 협력업체와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에게까지 닥친 재앙"이라며 전면적 투쟁을 예고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형마트에는 직영 뿐만 아니라 한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전반적인 유통업이 침체되면서 고용보장은 물론 이직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상 수만명의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김영주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 위원장은 "회사는 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며 "회사는 인력 재배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말을 믿는 직원은 아마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희망퇴직 등 사실상의 해고 수순으로 가지 않겠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마트는 이미 지난해 말 군살빼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인 '삐에로쑈핑'부터 일렉트로마트, 부츠 등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전문점 59개 점포를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대신 이마트는 식료품점을 강화하는 등 전체 매장의 30%를 리뉴얼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8332억원, 영업 손실 1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대비 영업이익이 67.4% 급감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714억원 줄면서 적자 전환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