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가 '관객 보릿고개'로 여전히 힘들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로 지정됐지만 관객의 발길은 뜸하다. 위기에 처한 극장가를 살리기 위해 영화관은 영화뿐 아니라 콘서트·오페라·미술관 등의 콘텐츠를 상영하고 있으며, 영진위는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23~24일) 영화관 관객 수는 14만4217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4만8760명) 92% 가량 적은 수준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 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화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급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3월 영화관의 매출은 84%나 감소했다.
영화관 '다양한 콘텐츠' 상영...팝가수 콘서트·오페라·게임중계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문화·예술계 등의 공연,행사가 자취를 감췄다. 이에 영화관들이 영화를 상영하던 대형 스크린을 이용해 팝가수 콘서트, 오페라, 미술관, 게임중계 등을상영하며 복합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CGV는 지난 20일부터 미국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S&M 20주년 기념 공연 실황을 스크린으로 상영한다. 상영시간은 약 2시간 40분이다. 관람료는 일반 영화보다 비싼 1만8000원이지만 공연에 목말라하는 팬들에게 인기다.
CGV 영등포에서는 지난 30일부터 '클림트&뮤직콘서트'를 진행했다. 황금빛 색채의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 작품을 미디어아트와 음악을 곁들인 콘서트로 도슨트 정우철이 미술 해설을 맡았다. 2시간으로 진행된 콘서트의 가격은 3만3000원으로 특히, 20~40대 여성에게 인기다.
이밖에도 CGV는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리그오브레전드(LoL) 2020 미드 시즌 컵 경기를 전국 24개 3면으로 설치된 다면상영관 스크린X관에서 생중계했다. LOL 경기 관람의 경우 예선전 2만원, 준결승과 결승전은 2만5000원이다. 또 조쉬 그로반 콘서트 영상도 6월 2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롯데시네마는 오페라 및 발레 팬들을 위해 '오페라 인 시네마' 시리즈를 준비했다.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로열 발레 공연 실황을 2시간 30분 정도 상영한다. 지난 3월 '라트라비아타'를 시작으로 6월 현재 '돈 파스콸레'가 상영 중이다. 9월 '라보엠', 10월 '피델리오', 11월 '호두까기 인형', 12월 '백조의 호수'가 준비돼 있다.
입장료는 서울 샤롯데관이 4만원, 일반관 3만원, 부산·광주는 각각 1만원이 저렴하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해당 영화관에서 진행되며 롯데시네마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예매할 수 있다.
메가박스는 세계 미술관·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는 '2020 시네 도슨트'를 진행한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시네 도슨트'는 전문가의 해설을 통해 세계 미술관이 품고 있는 문화와 예술을 쉽게 만나게 한다.
여행 일정은 6월 루브르 박물관·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크롤러 뮐러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7월에는 브리티쉬 뮤지엄&내셔널 갤러리·뉴욕 현대 미술관 여행으로 진행된다. 6월 22일 오전 11시, 23일 오후 7시30분 2번 진행된다. 일반 1만2000원에 코엑스점에서 만날 수 있다.
이밖에 메가박스는 클래식 명작을 영화관에서 감상할 수 있는 '클래식 소사이어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인 '피델리오'를 오는 7월8일까지 상영한다.
영진위, 영화관 6000원 할인권 푼다
정부가 위기에 빠진 영화계를 위해 영화 할인권을 배포한다. 영화진흥위원회는 6월부터 3주에 걸쳐 6000원 할인권, 133만장을 극장가에 배포한다. 다만 할인권 사용 사전 예매는 6월1일부터 가능하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매주 1명 당 2장씩 3주 동안 최대 6장의 할인권을 선착순으로 발급한다. 사전 예매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영화 관람은 매주 목·금·토·일 상영하는 영화로 제한된다. 영화관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씨네큐(Q)에서는 현장·사전 예매 시 선착순으로 매주 1명 당 4장까지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된다. 극장에 따라 카드사·통신사 중복 할인이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각 극장 누리집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계는 기대감과 동시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위험에 고객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으며, 할인권 이용기간이 정부의 다중이용시설 집합 제한 기간과 같은 점, 개봉 영화의 수가 '프랑스여자' 등 몇 편에 불과한 점 때문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