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백신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접종 가격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백신개발의 선두주자 격인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격을 50~60달러(약 6만원~7만2000원) 선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인당 2회분 투약을 전제로한 가격대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더나의 가격 책정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이 가격대는 미국 또는 다른 선진국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모더나 백신 가격이 각국 정부와 조달 계약이 체결된 다른 백신보다는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이며 최종 가격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주문량과 공급 시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지난 27일 백신 개발의 최종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이는 미국에서 건강한 피실험자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다. 연내 백신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또 다른 백신 개발 업체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을 1인당 2회분 비용을 39달러(약4만7000원)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이는 모더나보다 10~20달러(1만2000원~2만4000원)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기업 바이오엔테크(BNT)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 중에 있으며, 역시 최근 3만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모더나와 똑같은 규모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판매와 관련해 미국보다 가난한 국가를 제외한 선진국 판매가에 대해 '미국보다 더 싼 가격에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선진국에 동일한 가격이나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오는 9월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대량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는 2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9~10월 백신 2종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리코바 부총리는 모스크바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과학연구소가 실험하고 있는 백신의 생산이 9월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또 시베리아에 위치한 벡토르 연구소가 개발 중인 백신이 10월 중 생산을 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가멜레야 백신은 이달 중순 1차 임상 시험을 마무리했으며, 벡토르 백신은 지난 27일부터 1차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가말레야 센터는 모스크바의 세체노프 의대와 부르덴코 군사병원에서 각각 38명씩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1차 임상 시험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서구권은 러시아의 성급한 백신 개발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의 압박에 러시아 연구진이 꼭 밟아야 할 절차를 생략하고 백신을 만들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하는 나라가 될 계획에 연구진이 궁지에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백신의 가장 중요한 요구 조건은 효능과 안정성"이라고 강조하며 모든 규정을 준수하면서 신중하게 개발에 임할 것을 강조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