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홈술족'의 증가와 주류 스마트오더의 도입으로 인해 각 유통업계에서의 와인 성장세가 돋보이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시장 동향'에 따르면 2019~2024년 연평균 예상 성장률은 맥주의 경우 3.2%에 그친 데 반해 와인은 두 배에 달하는 6.0%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와인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확산시키고, 자체브랜드(PB) 와인 판매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마트가 상반기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소주와 맥주는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와인이나 양주 등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특히 전체 와인 매출은 25%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와인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아울러 2019년 8월 출시했던 '도스 코파스'는 출시 1년 만에 200만 병 판매라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롯데마트의 올 1월~6월까지의 6000원 이하 초저가 와인 매출은 2019년 대비 216.4% 가량 신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초저가 와인을 구매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와인을 구매하지 않았던 고객' 비율이 50%로, 초저가 와인이 와인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와인의 성장세에는 홈술의 확산과 더불어 초저가 와인의 출시가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홈술이 대중화되자 익숙한 맛 대신 새롭고 다양한 맛의 주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한편, 2019년부터 시작된 유통업계들의 '초저가 와인' 경쟁을 통해 와인에 접근하는 문턱이 낮아진 탓으로 분석된다.
와인 트렌드가 지속되자 대형마트는 '조금 더 저렴한' 와인 판매를 이어가는 데 여념이 없다. 이마트는 지난 7월 8900원의 초저가 프리미엄급 와인 '리제르바'를 출시했으며, 롯데마트는 초저가 와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4000원 와인의 벽을 허문 3000원대 와인 '레알 푸엔테 드라이 레드와 세미 스위트(3900원)' 2종을 출시했다.
그런가 하면 편의점에는 간편하게 만나볼 수 있는 PB 상품을 선보이거나, 주류 스마트오더를 적극 활용하며 소비자들을 유치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이마트24는 지난 7월 와인 단독브랜드인 '꼬모(COMO)'를 새롭게 론칭하고 와인 라인업을 확대키로 했다. 꼬모 와인은 와인을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부터 와인 애호가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는 것이 콘셉트다. 고객들은 칠레, 이태리, 아르헨티나, 프랑스 등 유명 와인 산지별로 기본이 되는 대표적인 와인을 1만 원 이하의 가격대로 즐길 수 있다.
꼬모 브랜드의 첫 번째 와인은 칠레산 '꼬모 리제르바 까베네쇼비뇽'과 이태리산 '꼬모 모스카토'다. 꼬모 리제르바 까베네쇼비뇽은 칠레의 유서 깊은 와인 명가인 '운두라가'에서 만든 와인으로, 손으로 정성스럽게 수확한 포도를 사용해 발효 후 18개월을 숙성시킨 '리제르바급'의 와인이다. 꼬모 모스카토는 세계적 수준의 이탈리아 와인 명가 '칸티'에서 생산한 와인이다. 가격은 각 9900원으로 책정돼 부담을 줄였다.
아울러 이마트24 주류특화매장은 론칭 1년 5개월 만인 올해 7월 이미 2000점을 돌파한 상태다. 현재 와인 150여 종, 위스키 70여 종 등 총 230여 종의 다양한 주류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이마트24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신장하기도 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역시 오는 10월 자체 와인 브랜드 'mmm!' 관련 상품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mmm!은 와인 한 모금을 음미할 때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탄성을 문자로 형상화한 것이다. 자체브랜드로 가격 경쟁력을 잡는 것은 물론 향후 프리미엄 와인까지 선보여 와인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주류 규제 혁신의 일환으로 실시된 주류 스마트오더가 가능해지며 편의점 업계에서는 와인 품목 늘리기나 이색 와인 판매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9일, ICT 규제 샌드박스로 인해 진행된 국세청의 '적극행정 지원위원회' 의결에 따라 주류의 통신판매 규제가 완화됐다. 이로 인해 4월 3일부터는 주류 소매업자가 편의점이나 음식점 등에서도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주류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을 통해 주문·결제한 상품을 고객이 직접 수령하는 방식의 스마트오더는 기존 전통주에서만 가능했으나, 현재는 주류시장 내 모든 종류의 술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와인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때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와인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실시한 곳도 있다. SPC그룹의 계열사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파리바게트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와인 스마트오더 서비스 '내 집 앞의 와인샵'을 론칭한다고 8월 4일 밝혔다. 파리바게트는 SPC그룹 통합 어플리케이션인 해피앱을 통해 원하는 와인을 선 결제하면, SPC그룹 소속의 소믈리에가 엄선한 20여 종의 다양한 와인을 원하는 매장에서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해피앱을 통해 각 와인에 대한 특장점과 시음노트, 와이너리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가 선택한 와인이 매장에 있을 경우에는 당일 받을 수 있고, 매장 재고가 없더라도 주문을 통해 3일 안에 수령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