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인플루언스들이 SNS(유튜브,인스타그램 등) 뒷광고 논란이 커지자 사과 영상 등을 올리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비판은 여전히 거세다. 이에 정부가 '뒷광고' 금지 내용을 담은 개정을 시행하며 제재에 나선다.
'뒷광고'는 대가를 받고 올린 음식이나 제품 리뷰 콘텐츠를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인 것처럼 포장한 것을 의미한다. 이는 소비자를 기만한 사기나 다름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앞서 지난 달 유명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가수 강민경이 유튜브에서 별도의 표기 없이 간접제품광고(PPL)를 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사과했다.
이후 유튜브 채널 '애주가 TV'의 참PD가 유명 유튜버들의 '뒷광고' 의혹을 제기하자 수백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문복희, 양팡, 보겸 등 유명 유튜버들이 '뒷광고'에 대해 줄줄이 사과했다. 또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은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도티'가 창업하고, 유명 크리에이터 300여명이 소속된 '샌드박스 네트워크'도 뒷광고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도티 자신은 11일 '도티TV'에 '진심'이라는 제목의 영상에 "최근 이슈되는 뒷광고에 대해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다"며 "이는 3000개가 넘는 모든 영상을 일일이 확인해 보고 되돌아본 결론"이라고 밝혔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달 1일부터 '뒷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심사지침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에 따라 부당한 표시·광고를 심사할 때 적용하는 구체적인 기준이다.이 기준을 따르지 않은 광고는 공정위 심사에서 부당 광고 판정을 받게 된다.
부당 광고를 한 사업자에는 관련 매출액이나 수입액의 2% 이하 또는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검찰 고발 조치까지 이뤄질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업자'는 통상 광고를 의뢰한 광고주를 의미하지만, 공정위는 상당한 수익을 얻은 인플루언서를 '사업자'로 인정해 처벌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기존에는 광고주에 대한 제재만 있어 뒷광고를 한 인플루언서에 대한 처벌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정위는 개정안 시행 후 바로 단속과 처벌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계도에 집중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지침 개정안의 내용을 잘 몰라 본의 아니게 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내용을 광고주와 인플루언서들에게 홍보해 자진 시정을 유도하는 등 계도 기간을 먼저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충분히 홍보한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하거나 고의성이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면 처벌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개정안은 SNS 인플루언서가 경제적 대가를 받고 제품 리뷰 등 콘텐츠를 올릴 때는 '협찬을 받았다', '광고 글이다' 등의 문구를 명확히 밝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인플루언서는 콘텐츠를 올릴 때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내용은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적절한 글씨 크기와 색상을 사용해 적어야 한다. '체험단', 'Thanks to' '파트너십(Partnership)'등 애매한 문구는 금지된다.
유튜브 콘텐츠에는 게시물 제목이나 영상안에 광고 표시를 해야한다. 영상 시작부분, 끝부분에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고 표시하는 문구를 넣어야 하고, 콘텐츠를 일부만 보는 시청자도 알 수 있도록 해당 문구는 영상 재생 동안 반복해서 표시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에도 사진 내에 광고라는 표시를 해야 한다. 사진과 본문이 연결돼 소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을 때는 본문 첫 부분이나 첫 번째 해시태그에 '#광고'라고 표시해야 된다.블로그나 카페에 글을 남길 때도 게시물 시작이나 끝부분에 수수료를 지급받았다고 밝혀야 한다.
앞서 11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 인플루언서가 '뒷광고'를 금지하는 '표시·광고의 공정화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인터넷 유명인이 자신이 운영하는 SNS에 상품 등을 홍보한 대가로 금품 혹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은 경우 이 사실을 고지하도록 했다. 이를 알리지 않은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처벌 규정도 넣었다.
김 의원은 "인플루언서가 뒷광고를 통해 상품의 이미지를 왜곡하는 것은 구독자를 기만하는 행위이자 시장의 공정거래 질서를 해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구매를 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안전장치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