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는 온갖 만들기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요리를 만드는 쿡방부터 슬라임의 유행을 지나, 최근에는 '3D펜'이나 '레진' 등 색다른 재료를 활용한 공예 영상도 줄줄이 올라오는 추세다.
이때 남들과는 만들기 영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이들이 있다. 나무와 레진을 활용해 할머니께 드릴 화장대를 뚝딱 만들어내거나, 마네킹을 활용해 도시락통을 만드는 엽기적인 도전도 서슴치 않는다.
특히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게시된 영상은 많지 않음에도 각 영상의 조회수가 매번 '대박'을 터뜨린다는 점이다. 이는 곧 남다른 영상 소재와 실력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뜻이겠다. 유쾌한 'B급 감성'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뛰어난 실력으로 감탄마저 자아내는 유튜버 '독학장인-셀퍼Selfer'와 '발명! 쓰레기걸'을 알아보자.
독학장인-셀퍼Selfer
최근 유튜브에서는 '레진'을 주제로 한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레진은 풀이나 나무에서 나오는 자연 액체가 고체화된 물질을 뜻하며, 최근 레진은 합성수지(플라스틱)가 개발돼 산업현장과 생활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레진 공예의 특장점은 레진 한 통과 UV램프 하나만 구입한다면 무궁무진한 공예의 세계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한 재료가 많지 않은 것과 더불어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 역시 오래 걸리지 않는다. 간단한 작품은 완성하는 데 20분 남짓이지만 완성 후 느끼는 성취감은 웬만한 작품 하나 부럽지 않다.
하지만 레진 공예에 대한 열정이 취미 수준을 넘어선 이가 있다. 유튜버 '독학장인-셀퍼Selfer'는 레진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 만들기에 도전한다. 그의 주요 재료는 레진과 나무다. 나무로 가구를 만들고, 만든 가구에 레진 공예를 더해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를 만들기도 한다. 나무의 투박한 재질과 레진의 투명함이 만난 그의 작품들은 신비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실력들이 모두 '독학'으로 얻어졌다는 것이다. 모든 작업과 기계사용을 혼자 공부하고, 홀로 익힌 그는 어느새 '독학의 장인'이 돼 버렸다고 밝힌다.
물론 독학으로 배운 만큼 자잘한 실수 역시 종종 발생하곤 한다. 그 예로 USB의 디자인을 레진으로 탈바꿈하려던 시도는 USB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실패로 끝났으며, 인기 만화 드래곤볼 속 소원을 들어준다던 '드래곤볼'을 만드는 영상에서는 무려 6번의 도전 끝에 눈물겨운 성공을 맛보기도 했다. 7성구를 모두 모아야 소원이 이뤄진다는 애니 속 세계관을 지키기 위해 독학장인은 이 과정들을 다시금 거쳐 7개를 만들어 냈다. 가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물론 대뜸 그의 영상을 보고 이 과정들을 따라 해 볼 수는 없겠지만 그의 영상은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이와 같은 매력 덕분인지 독학장인의 영상은 그 수가 많지는 않으나, 영상 하나하나의 조회수는 10만 유튜버 부럽지 않다. 특히 가장 최근 올라온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할머니 선물 [우드 레진 화장대 만들기]' 영상은 100만 조회수를 넘어서기도 했다.
발명! 쓰레기걸 Trash girl
유쾌하고 코믹한 것을 넘어 '병맛'스러운 코드를 담은 'B급 감성'과 재활용품을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이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두 키워드의 만남이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발명! 쓰레기걸'의 채널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버려질 위기에 처한 쓰레기들을 '제3의 가치'를 가진 물건으로 탈바꿈시켜 주곤 한다.
물론 B급 감성도 빠질 수 없다. 발명! 쓰레기걸의 영상은 썸네일에서부터 B급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마네킹의 머리로 도시락통을 만들거나, 일반적인 과자집이 아닌 '쓰레기집 과자집'을 만들었다는 그들의 제목은 절로 클릭을 부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이들은 도면을 그려 차근차근 과정을 이행해나가며, 상상했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3D 프로그램을 통한 모델링과 세심한 도안 작업, 심지어는 '알지네이트'라는 낯선 재료로도 발명품을 척척 완성해 나간다.
적당히 대충 만드는 게 아닌 프로의 과정을 방불케하는 이들의 작품이지만, 작품을 만들기 위한 요소들은 하나같이 B급 감성으로 똘똘 뭉쳤다. 이들은 똥과 대머리 등 1차원적인 개그 코드로 2000년대 초반의 '엽기적인 감성'을 완벽하게 저격한다. 완성된 작품 역시 독특하기 그지없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엽기적인 코드를 프로의 손길로 뚝딱 완성해 내니 까다로운 유튜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겠다. 아울러 가볍게 웃으며 보기 좋은 영상으로 인해 조회수 역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8월 21일 기준 그들이 올린 영상은 4개에 불과하지만, 전체 조회수는 100만 회를 넘어선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