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라, 편의점 즉석조리식품 심야 매출이 40% 가까이 증가하는 등 먹거리 수요가 편의점으로 몰렸다. 또 9시 이후 주점과 식당이 일찍 문을 닫으면서 편의점의 매출피크 타임이 저녁 7시에서 9시로 변했다.
'즉석식품' 매출 급증...9시 이후 식당·주점 영업 금지
CU는 8월30일부터 9월5일까지 오후 10시~오전 2시까지 매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각치킨 등 즉석조리식품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37.2%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 점포의 즉석조리식품 매출 성장률이 38.2%로 지방 점포(31.6%)보다 더 높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주점과 음식점이 영업을 조기 종료하자, 심야 먹거리 수요가 집 앞 편의점으로 쏠린 셈이다.
품목별로는 파스타나 볶음면 등 조리면 카테고리 매출이 36.9% 늘어 가장 높았다. 이어 피자, 떡볶이 등 냉장간편식 29.6%, 죽·스프류 28.2%, 냉동만두 26.9%가 뒤를 이었다.
안주류 매출 증가와 함께 주류 매출도 올라갔다. 같은 기간 양주는 전월 대비 22.2%, 소주는 14.9%, 와인은 14.2%, 맥주는 9.5% 늘었다.
반면 심야 실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컵라면과 꼬마 김치는 매출이 각각 11.7%, 5.6% 줄었다. 거리두기 강화에 주점이 일찍 닫으면서 술자리가 줄어들자 숙취해소음료 매출도 37.7% 쪼그라들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족이 늘면서 반찬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CU가 8월 16일부터 30일까지 약 2주간 주요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반찬류 매출은 전월 대비 45.7%나 신장하며 전체 상품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상품별 매출 동향을 살펴 보면, 장조림, 깻잎, 무말랭이 등 밑반찬이 53.8%로 가장 높은 매출 지수를 보였고 햄∙소시지 34.6%, 정육 27.9%, 통조림 27.3%, 김치 21.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집밥족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반찬은 스팸 등 통조림 햄이며 이어 소용량 김치, 참치, 조미김, 골뱅이, 고추장 삼겹살, 꽁치 통조림, 소시지 야채볶음, 오삼불고기, 양념 깻잎 순으로 매출 상위 상품에 올랐다.
편의점 피크타임 이동...저녁 7시→ 9시로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주점, 음식점의 밤 9시 이후 이용이 제한되면서 해당 시간대 편의점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편의점의 매출 피크 시간대도 저녁 7시에서 9시로 이동했다. 편의점에서 먹거리와 주류를 구매해 집에서 즐기려는 이들이 증가했기 떄문이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이달 1~3일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후, 수도권 점포의 시간대별 매출을 살펴본 결과 저녁 8~10시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17.5% 증가했다. 밤 9시대 매출은 23.3% 늘었다.
특히 해당 시간대에 주류와 안주·먹거리들이 많이 팔렸다. 전체 주류 매출이 49.5%나 증가한 가운데 양주와 소주, 와인, 맥주가 각각 73.7%, 68.9%, 53.9%, 46.1%씩 늘었다. 술과 함께 즐기는 안주와 과일·스낵도 각각 66.4%, 36.9%, 30.9% 증가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밤 9시 이후에는 식당이나 주점에서 식사나 음주를 할 수 없게 되면서 귀갓길에 편의점에 들러 주류와 안주, 먹거리를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또 GS25도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수도권 점포의 오후 9시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7.1%, 23.6% 늘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오후 9시 매출이 이례적으로 늘면서 서울 GS25 점포에서 매출이 가장 많은 시간을 의미하는 매출 피크 시간대는 오후 9시로 바뀌었다. 보통 편의점에서 매출 피크 시간대는 퇴근 인파가 몰리는 오후 7시였다.
GS25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식당, 술집 이용이 제한되는 밤 9시를 기준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GS25는 수도권 6000여점에서 심야시간대 취식을 제한 운영하며 선제적으로 조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