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던 한 여성이 50대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일명 '인천캣맘폭행사건'이 알려지면서 길고양이와 관련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인천캣맘 폭행사건 논란의 핵심은 유기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번식력을 증대해 개체수를 늘리기 때문에 먹이를 줘서는 안된다는 의견과 유기동물도 생명이므로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구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최근 수년간 애완동물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필연적으로 유기동물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애완인구가 500만명이 넘어섰고 애완동물 관련 업종이나 사업도 세분화되 약 200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그 성장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반면, 정작 그 뒷받침이 되어줄 애완동물 문화는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인천캣맘 폭행사건의 경우도 폭력을 행사한 행위 자체보다 애완동물에 대한 관리와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해 발생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애완동물이 증가하는 것과 비례해서 버려지거나 잃어버리는 애완동물 수가 증가하며 이에 따라 각종 사회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유기되는 이유야 많겠지만, 어떤 경우이건 동물에 대한 책임감과 사회적인 책임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게 대부분이다. 이러한 동물유기는 궁극적으로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나라에서는 애완동물을 기르는 데에 허가제·등록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세계소동물수의사회에서는 세계 각국에 버려진 개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칩(microchip)을 장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물론 마이크로칩은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는 역할이 주된 것이다.
애완동물을 잃어버린데 대한 상실감도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애완동물이 많은 서구에서는 정신과 의사는 물론 수의사들도 이러한 사람들을 위로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국내의 동물보호에 대한 실태도 참혹하기 그지없다. 그나마 있는 법령들도 야생동물은 야생조수보호에 관한 법령으로, 가축은 가축전염병예방에 관한 법령으로, 애완동물은 동물보호법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주무부서도 각각 환경부, 농림수산부로 나뉘어져 있다. 따라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동물보호 및 관리’ 중에 공중보건에 관한 사항은 빠져 있다 보니 구체적, 실천적이지 못하고 상징적인 법령으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동물보호소에 관해서는 동물보호법에 근거한 유기동물보호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각 지자체에서 동물보호소를 운영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되어있으나 예산 및 사회적 호응 등의 문제로 운영되지 못하고 그나마 몇몇 지자체에서 사회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방견에 한해 유관기관(동물보호관리협회)에 그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최근 악마의 개장수라고 불리며 화제가 됐던 사건도 사실은 이러한 열악한 현실과 생명경시 풍조에 의해 저질러진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켵켵이 쌓여져 운반되는 개들은 그 종이 너무도 천차만별이라 보신탕을 위해 사육된 것이 아니라 유기견을 잡아 도살하려 했던 것임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개를 먹는 것으로 취급하는 ‘보신탕 문화’와 가족의 일환으로 여기는 ‘애견 문화’가 공존하는 한국에서 제대로 된 동물보호문화 정착은 여전히 난제다. 우리 나라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문화적으로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애완동물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도 점차 증가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또한 우리의 전통 생명경외 사상을 새로운 동물보호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관·전문가·적극적인 참여자’간의 긴밀한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
인천캣맘 폭행사건은 새로운 동물보호문화가 정착되기 전까지는 언제 어디서나 다시 재발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한단면이다. 유기동물은 무책임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기에 책임감 있게 기르기 위해, 포화적으로 늘어나는 수를 줄이고, 관리 소홀로 인한 죽음을 줄이며,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차원으로 애완동물 보호운동이 전개되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