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필요하다"며 한 사업가에게 금품을 요구한 의혹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친박계 좌장인 홍사덕 전 의원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이어 송 전 의원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19일 한겨레신문이 송 전 의원과 강남의 한 사업가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입수해 전한 보도에 따르면, 송 전 의원은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사업가 A씨를 만나 "12월 대선에서 (내 지역구인 경기도 남양주갑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표) 6만표를 하려면 1억5000만원이 필요하다"면서 "(나를 도와주면) 투자할 수 있는 게 (경기) 남양주 그린벨트가 있다"고 말했다.
송 전 의원은 사업가와의 대화에서 "12월에 (지역구에서) 6만표만 나오면, 내가 박 후보를 대통령 만드는 데 1등 공신이 되니까 내 자리가 확보되는 것"이라며 "내가 원하는 건 국방부 장관, 안 되면 차관이라도 하고 싶고, 대구시장에 출마한다든지, 다른 자리를 갈 수도 있고. 그 사람(박 후보)이 이뻐서가 아니라, 자기가 국정을 끌어가기 위해서 나한테 자리를 주게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또한 송 전 의원은 지난 4·11 총선 당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이 진행 중임을 언급하며 "변호사비 3000만원이 제일 급하다. (그 돈을 주면) 그건 기부다. 현실 정치에서 떨어지면 저는 끝나기 때문에 여의도에 오피스텔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변호사비와 오피스텔 마련 비용 등을 요구했다.
송 전 의원은 대화록에서 언급한 재판과 관련해 지난 7일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송 전 의원은 오피스텔의 구체적인 규모와 운영 비용까지 언급하며 "남양주 운영비까지 손을 벌리면 (금액이) 너무 크고, 여의도 오피스텔 하나는 좀 도와줬으면 한다"면서 "(일 도와줄) 아가씨까지 있으려면 한달에 250만원, 관리비 하면 3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당신은) 한 달에 200만~300만원 주는 그런 쩨쩨한 사람이 아니니까, 후원회장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또한 송 전 의원은 "(내가 대구에서) 공천 받으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박 후보의 최측근에게 3억만, 2억만 갖다줬어도 내가 공천을 받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송 전 의원은 17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18대는 미래희망연대(친박연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지난 2월 새누리당과 미래희망연대가 합당한 후 4·11 총선에서 대구 달서을에 새누리당 예비후보 등록을 했고, 공천 경쟁에서 밀리면서 연고가 없는 경기도 남양주갑으로 옮겨 공천을 받았지만 결국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