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29일 연말 대통령선거에서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투표시간 연장문제에 대해 "투표시간엔 한계를 둬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유권자) 편의 제공을 위해 투표시간을 임의로 늘려야 한다는 건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도 (오후) 6시면 투표가 끝나는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새누리당이 '학교 밖 사교육 금지' 방안을 박 후보의 대선공약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보도된데 대해서도 "그런 문건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교육) 전면금지는 실질적으로 할 수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어 "사교육비가 늘면서 중산층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건 사실이다. 사교육비가 결국 가계부채 증가 요인이 되고, 경기에도 좋지 않은 파급효과를 주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사교육비를 대폭 축소하기 위해 과외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면 여러 법적인 관계를 엄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함부로 공약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으로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 자체를 정상화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라며 "어떻게 하면 사교육비를 줄일지에 대해 많이 고심하고 있다. 사교육비가 적게 들어갈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지 않냐는 각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국민행복추진위 산하 힘찬경제추진단의 김광두 단장이 경기부양책의 대선공약화를 주장하는 등 당내에서 내년 이후 장기불황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거론된데 대해서도 "경기가 조금 침체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부양시키자는 건 능사가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경기부양책을 쓸지 여부는 내년 초 새 정부 출범에 앞서 2개월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을 통해 경제상황을 판단한 뒤 결정하는 게 맞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일본의 경우 지난 1992년부터 시작한 경기하강을 구조적 문제가 아닌 단순한 경기문제로 착각하고 재정을 투입하면서 결국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불황을 겪었다"며 "우리 경제에도 구조적 문제가 상당히 많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복지정책 확대를 위해선 증세(增稅)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박근혜 후보의 복지는 현행 세제와 재정구조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증세를) 얘기할 필요가 없다"며 "현 수준에서 내놓는 공약은 증세하지 않고도 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우리나라 소득세 납세인원의 97%가 연소득 6000만원 이하"라며 "소득세·법인세를 증세하더라도 복지재정에 도움을 줄 여력이 되지 않는다. (소득) 상층부의 세율을 좀 높이면 ‘부자에게 세금을 많이 물린다’는 상징적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복지재원에 크게 할애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