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이 8일 오전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임시 이사회에서 김재철 MBC 사장의 해임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해임안의 부결은) 여야 합의를 깨고 방송 장악과 언론 말살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가 김 사장을 새로이 임명한 것으로 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로부터 더 멀어진 MBC, 국민을 더 멀리하는 박근혜 후보를 보게 됐다"며 "박 후보가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언론장악을, 국민의 방송이 아닌 권력의 방송을 선택한 것에 대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사장의 해임안이 또 부결된 것은 옳지도, 정당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청와대와 박 후보 측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과 증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권의 방송장악은 잠시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이날 "박 후보는 (김 사장의 연임에)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밝히고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박 후보가 겉으로는 방송의 공공성 강화와 공영방송의 지배 구조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내심 편파 불공정 방송에 기대어 정권 연장을 꾀하려 한다면 50년 전 군부가 방송을 장악해 독재정권을 만든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통합당은 권력의 방송장악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온 국민과 함께 방송을 장악하려는 낡은 세력을 철저하게 심판하고 응징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야당 추천 몫인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날 오전 김 사장의 해임안이 부결된 직후 방통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해임안 부결의 책임을 지고 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달 23일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가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의 '김재철 사장을 스테이(유임) 시켜달라'는 전화를 받고 입장을 바꿨다"며 김 사장의 유임에 청와대와 박 후보 캠프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